허준 사장 “나보다 나은 사람 쓸 수 있어야 진짜 리더”

  • 입력 2007년 6월 7일 03시 00분


“리더십은 나보다 나은 사람을 고용할 수 있는 용기를 뜻합니다.”

다국적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메드트로닉코리아 허준(47·사진) 사장은 6일 “리더들이 자신보다 똑똑한 사람을 밑에 두는 두려움을 극복해야 회사가 발전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 120개국에 제품을 판매하는 메드트로닉은 지난해 11조 원의 매출을 올린 미국계 다국적 의료기기 제조업체다.

허 사장은 지난달 미국 본사가 경영 실적이 우수한 임원에게 주는 ‘리더십 어워드’를 동양인 임원으로는 처음 받았다. 2004년 사장으로 취임할 당시 197억 원이던 메드트로닉코리아의 매출을 지난해 700억 원으로 키운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유능한 인재를 뽑아 능력을 발휘하도록 도왔을 뿐입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이사’가 ‘부장’에게 중요한 업무를 보고하는 일도 종종 있습니다.”

그는 취임 직후 과장 차장 등의 직급 체계를 없앴다. 대외적으로 쓰는 명함에만 직급을 사용하고 회사 내부에서는 직급과 상관없이 능력에 따라 책임과 권한을 줬다. 이 때문에 한글 명함으로 ‘이사’인 직원이 ‘부장’에게 업무를 보고하는 진풍경도 벌어진다는 것이다.

허 사장은 한국 법인과 아세안지역 총괄대표도 겸하고 있다. 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지역 6개국의 사업을 총괄하는 자리다.

그는 “직원들이 스스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도록 경영진이 믿음을 심어 줘야 한다”며 “매년 본사 경영진이 방한해 신입사원에게 일일이 회사 메달을 수여한다”고 말했다.

이 메달에는 병상에 누운 사람이 완쾌해 일어서는 모습과 ‘고통을 덜어 주고, 건강을 회복시키고, 생명을 연장시킨다’는 이 회사의 사명(使命)이 새겨져 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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