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社報로 보는 ‘LG 40년’

  • 입력 2007년 6월 9일 03시 08분


《LG전자의 사보(社報) ‘Pride(프라이드) LG’가 최근 발간된 5월호로 창간 40주년을 맞았다.

사보를 통해 금성사로 시작한 그 불혹의 역사에 담긴 LG 문화를 들여다봤다.》

○아! 금성이여, 아! 옛날이여

1967년 5월 1일 월간지로 창간된 LG전자의 첫 사보 ‘金星社報(금성사보)’는 사시(社是)와 4컷 만화, 연재소설까지 담아 신문처럼 만들어졌다. 그 이유에 대해 당시 구정회 금성사(현 LG전자) 사장은 “매스컴의 시대인 현대사회에서 신문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때 삼성전자를 압도했던 금성사의 저력도 사보 곳곳에 묻어 있다. 1977년 금성TV 신제품 이름 공모에 50만3516명이 응모했다. 그 시절로서는 어마어마한 규모여서 중앙우체국 직원들이 응모 엽서를 정리하느라 며칠 밤을 새웠다고 한다.

1993년 5월에는 서울 남녀 고등학생 882명을 대상으로 ‘가장 좋아하는 전자제품회사’를 물어본 결과 금성사가 23.4%로 1등이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실렸다. 경쟁사인 삼성은 18.8%, 대우는 5.4%였다.

○40년 사보에 담긴 LG 문화

1971년 1월호에서 당시 구자경 회장은 사원들에게 “여러분의 일거수일투족이 세계 정상으로 발돋움하는 금성의 발걸음을 좌우한다는 것을 명심하자”고 당부했다. 이때부터 ‘글로벌 LG’를 추구했던 것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민주화, 탈(脫)권위주의 열풍’이 LG에도 불어 닥쳤다. 1989년 8월 당시 이헌조 사장은 “내가 금성사에 와서 가장 먼저 고쳐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권위주의”라고 역설했다. 임원이나 관리자는 아랫사람에게 말을 함부로 하지 말고, 아랫사람은 윗사람에게 맹목적으로 ‘예스’ 하지 말라는 당부였다.

1991년 10월에는 “한 신입사원이 품질 문제 회의에서 ‘생산 라인을 세워서라도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 제안은 충격적이었다”는 한 관리자의 글이 실렸다. 선배들은 그동안 적당히 ‘라인 돌리기’에만 급급했는데 이제는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품질을 확보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는 의미였다.

2000년대 들어서는 능력 있는 자만 살아남는 치열한 생존 경쟁의 분위기가 엿보인다. 2005년 1월호에서 임직원 1520명을 대상으로 ‘새해 소망’을 조사한 결과 ‘자기 계발’이 40.9%로 압도적 1위였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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