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들 임단협 시작… 노사, 올해 무엇으로 맞설까

  • 입력 2007년 6월 11일 03시 04분


산업계에 본격적인 임금단체협상(임단협) 시즌이 찾아왔다.

주요 기업의 노사는 이달 중, 늦어도 다음 달 초부터 본격적인 임단협에 나선다.

사측은 회사의 경영 사정을 적극 설명해 노조의 양보를 이끌어낼 방침이고 노측은 하투(夏鬪·여름철 임단협 투쟁)를 통해 요구안을 관철한다는 계획이다.

노측은 특히 임금 인상 및 처우 개선에 그치지 않고 고용 안정을 최대한 요구할 예정이어서 노사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올해 임단협 쟁점이 임금 인상보다 고용 안정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자동차, 조선업계 ‘흐림’

자동차업계 노조는 ‘고용 문제’를 올해 임단협 안건으로 상정해 놓았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국내공장 간 또는 해외공장으로의 물량 이전이 고용 안정성을 저해한다”고 주장하며 현재 진행 중인 임금·단체협상에서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자동차 노조 역시 “자동차 부품이 점차 전문화 대형화됨에 따라 외주업체에서 제작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고용에 대한 불안을 불식하는 차원에서 공장 내에 모듈공장을 유치할 것을 사측에 요구할 계획이다.

GM대우자동차 노조는 한국에서 생산하던 물량이 GM의 해외 공장으로 이전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 차종을 개발할 경우 부평공장을 비롯해 창원과 군산공장에 이를 배치토록 하라’고 요구할 방침이다.

여기에다 현대·기아차의 정치 파업 여부와 산별노조인 금속노련의 교섭에 대해 노사 양측이 큰 견해차를 보이고 있어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계에는 정년 연장과 처우 개선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한진중공업 노조는 57세로 돼 있는 정년을 60세로 3년 연장하는 안을 마련했다.

조선업계는 협력업체의 처우 개선 문제도 올해 임단협의 핵심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까지 5차 협상을 끝낸 대우조선해양은 협력업체에 성과급, 휴가일수, 휴가비, 명절선물 등을 동일하게 지급할 것을 이미 사측에 요구해 놓은 상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협력사 처우 개선안을 사측에 전달할 예정이며 STX조선 역시 협력업체 직원들의 정규직화를 요구사항으로 내걸었다.

○ 전자, 항공업계 ‘맑음’

최근 실적이 좋지 못한 삼성전자와 LG전자, 하이닉스 등 전자업계는 사실상 동결 수준의 임금인상안에 노사가 합의하며 일찌감치 임단협을 끝냈다.

삼성전자는 3월 노사협의회에서 사무직 전체 직원의 평균 인상률을 2.25% 수준으로 조정했으며 LG전자도 2월 노경협의회에서 올해 2% 안팎의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

또 최근 몇 년간 조종사 노조 문제로 시끄러웠던 항공업계도 올해 일찌감치 사측에 임금교섭 전권을 일임하는 등 조용한 모습이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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