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사무실에서 만난 군터 라인케(56·사진)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사장은 “이번의 지분 인수는 한국에 투자해 한국에서 커나가겠다는 의미”라며 “한국의 제약산업은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한국의 전자, 조선업만큼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의료진과 의료 기술이 발달한 한국은 임상시험 분야에서 ‘아시아의 허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02년 임상시험을 시작한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2009년까지 약 150억 원을 투자해 16건의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1988년 노조가 설립된 이후 올해까지 20년째 무분규 전통을 지켜왔다. 많은 다국적 제약회사가 노사 갈등을 이유로 한국 공장을 철수했지만 이 회사는 1985년에 지은 충북 청주공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우호적인 노사 관계는 이 회사가 한국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데도 기여했다.
라인케 사장은 노사 안정의 비결로 ‘경영 투명성’을 꼽았다.
“우리 회사는 직원들이 회사의 그날의 판매 실적, 비용, 목표 달성 여부를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는 매니지먼트 정보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회사의 경영상황을 직원들에게 솔직히 알리고 있습니다.”
그는 “노조와 임금협상을 할 때 현재의 회사 경영 상황과 함께 미래의 환율 리스크, 정부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한 뒤 노조와 적정한 임금에 대한 의견을 맞춰나간다”고 말했다. 노조 역시 회사 측에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는다.
라인케 사장은 이 회사의 대표적 ‘한국통’이다. 올해로 한국 근무 10년째를 맞는 그는 지난해 1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다만 “한국의 높은 인건비와 생산비를 고려할 때 선별등재 방식 등 약제비 적정화 방안은 제약산업 발전에 먹구름이 될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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