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실적 매일 사원들에 알려 투명경영…”

  • 입력 2007년 6월 11일 03시 08분


독일 제약회사인 베링거인겔하임이 1976년 한국 제약사인 백수의약과 합작으로 설립한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이 지난달 하순 100% 외국계 기업으로 바뀌었다. 베링거인겔하임이 백수의약 지분 50%를 모두 인수했기 때문이다.

8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사무실에서 만난 군터 라인케(56·사진)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사장은 “이번의 지분 인수는 한국에 투자해 한국에서 커나가겠다는 의미”라며 “한국의 제약산업은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한국의 전자, 조선업만큼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의료진과 의료 기술이 발달한 한국은 임상시험 분야에서 ‘아시아의 허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02년 임상시험을 시작한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2009년까지 약 150억 원을 투자해 16건의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1988년 노조가 설립된 이후 올해까지 20년째 무분규 전통을 지켜왔다. 많은 다국적 제약회사가 노사 갈등을 이유로 한국 공장을 철수했지만 이 회사는 1985년에 지은 충북 청주공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우호적인 노사 관계는 이 회사가 한국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데도 기여했다.

라인케 사장은 노사 안정의 비결로 ‘경영 투명성’을 꼽았다.

“우리 회사는 직원들이 회사의 그날의 판매 실적, 비용, 목표 달성 여부를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는 매니지먼트 정보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회사의 경영상황을 직원들에게 솔직히 알리고 있습니다.”

그는 “노조와 임금협상을 할 때 현재의 회사 경영 상황과 함께 미래의 환율 리스크, 정부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한 뒤 노조와 적정한 임금에 대한 의견을 맞춰나간다”고 말했다. 노조 역시 회사 측에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는다.

라인케 사장은 이 회사의 대표적 ‘한국통’이다. 올해로 한국 근무 10년째를 맞는 그는 지난해 1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다만 “한국의 높은 인건비와 생산비를 고려할 때 선별등재 방식 등 약제비 적정화 방안은 제약산업 발전에 먹구름이 될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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