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국적 제약사들은 글로벌 임상시험 외에도 신약(新藥) 후보물질 발굴 등 신약 개발 전 과정으로 투자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본사인 화이자가 신약 개발 및 보건의료 기반기술 연구를 위해 2012년까지 한국에 총 3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보건복지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기업의 단일 R&D 투자 프로젝트로는 최대 규모라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앞으로 화이자는 △신물질 후보군 발견부터 동물실험, 초기 및 후기 임상연구 협력 확대 △신약 개발을 위한 인력 양성 프로그램 마련 △산학연 협력을 위한 전략적 제휴 사무소 설립 등의 R&D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를 위해 방한한 제프 킨들러 화이자 회장은 “한국 정부와 화이자의 R&D 협력이 세계 보건의료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화이자의 이번 투자 계획은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 외에도 신약 후보물질 개발, 약물의 독성 및 효능시험 등 고급 신약 개발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초기 R&D 단계까지 투자 대상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해에는 세계 5위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신약 R&D와 임상교류 협력 확대를 위해 2년간 26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국적 제약사의 다(多)국가 임상시험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약품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시험하는 임상시험은 신약 개발 투자비의 58%를 차지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실시된 다국가 임상시험은 2000년 5건에서 2005년 98건, 2006년 108건으로 늘었다.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심한섭 부회장은 “국내 의료진의 우수한 연구 능력, 국내 종합병원의 우수한 시설, 정부의 지원 등이 맞물려 다국적 제약사의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1년까지 5000억 원의 잠재적인 투자 계획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