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의 광고와 달리 캐논코리아의 디지털카메라 광고에는 스타가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카메라와 일상이 등장할 뿐이다.
예를 들면 얼굴을 찌푸린 채 질주하는 오토바이 레이서를 찍은 사진이 광고에 등장하는 식이다. 이 광고의 제목은 ‘분노의 질주’. 하지만 알고 보니 이 레이서는 중국집 배달원이었다. 사각의 틀로 일상을 새롭게 해석해 낸다는 디지털카메라의 특성을 설명하는 광고였다.
경쟁사들이 모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다며 스타를 광고에 활용하던 때라 캐논의 광고는 더욱 화제가 됐다. 강동환(사진)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사장의 고집이었다.
그의 도박은 성공했다. 캐논코리아가 설립된 건 지난해 3월. 강 사장은 캐논 한국법인이 설립된 첫해부터 흑자를 냈다. 지난해 매출액은 1600억 원을 넘었고, 시장점유율도 올해 안으로 소니를 제치고 삼성테크윈에 이어 2위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강 사장은 “스타를 모델로 쓰면 단기간에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는 있어도 충성도 높은 고객을 얻기는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는 스타 마케팅 대신 사진 동호회, 대학 사진관련 학과, 사진가협회 및 사진기자협회 등을 후원하는 데 더 관심을 기울였다. 기술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입소문 마케팅’을 노린 것이다. 그 결과 최근 한국갤럽의 조사에서 캐논의 디지털카메라는 ‘카메라를 다시 살 때 사고 싶은 브랜드’ 1위(29.4%)를 차지했다.
강 사장은 “우리는 카메라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영상문화를 판매하는 회사”라며 “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것을 사회와 나누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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