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 13.6%도 매각해 ‘한국 철수’가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 극동건설을 인수한 웅진그룹은 소비재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개편해 본격적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쟁 입찰을 통해 극동건설의 인수자로 (웅진그룹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가 (인수자로) 선정됐다”며 “웅진홀딩스의 전략과 비즈니스 역량이 최종 인수자 선정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론스타의 극동건설 지분 매각 입찰에는 유진기업 STX 효성 웅진홀딩스 한화건설 대한전선 동양메이저 등 7개사가 참여했다.
론스타는 2003년 1700억 원을 투자해 극동건설을 인수했으며 유상감자와 배당으로 이미 2200억 원가량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번 매각가격을 더하면 총 8800억 원을 회수하게 돼 4년 만에 40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게 됐다.
극동건설은 1947년 설립된 토목·건축 전문 건설사로 한때 시공능력 기준으로 건설업계 4위까지 올랐지만 1998년 계열사인 국제종합건설, 동서증권 등이 부도나면서 회사정리절차에 들어갔다. 하지만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쳐 지난해 매출 5231억 원, 경상이익 424억 원을 낸 우량회사로 거듭났다.
이번에 론스타로부터 극동건설 지분 98.14%를 인수한 웅진그룹은 그간 대우건설과 쌍용건설 등 대형 건설사 인수를 추진해 왔으며 이번에 나름대로 사업 다각화를 위한 기반을 다지게 됐다.
한편 론스타는 21일 장 마감 후 외환은행 주식 8770만 주(13.6%)를 이날 종가 1만4600원에서 1000원 할인된 주당 1만3600 원에 농협과 하나은행 등 국내외 투자자에게 팔았다.
이번 매각으로 론스타는 1조1927억 원을 회수했으며 남은 지분 51.02%도 전략적 투자자에게 넘길 방침이다.
론스타가 보유 기업 주식들을 매각함에 따라 지난해 론스타와 국세청 간에 벌어졌던 ‘세금 전쟁’도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는 2004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빌딩을 팔면서 국세청이 1400억여 원을 과세(課稅)하자 한국과 이중과세방지협정을 체결한 벨기에 소재 자(子)회사가 인수 주체여서 세금을 낼 수 없다며 국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해 계류 중이다.
극동건설 인수 주체도 벨기에 자회사여서 앞으로 과세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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