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민 4000여명 “파업철회” 시위

  • 입력 2007년 6월 27일 03시 00분


파업반대 피켓 부수는 민주노총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소속 한 조합원이 울산상공회의소 앞에서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규탄 시위를 위해 ‘행복도시 울산 만들기 범시민협의회’가 준비한 시위용품을 부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파업반대 피켓 부수는 민주노총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소속 한 조합원이 울산상공회의소 앞에서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규탄 시위를 위해 ‘행복도시 울산 만들기 범시민협의회’가 준비한 시위용품을 부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가 시민들과 현장 조합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8, 29일 파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이 기간에 자동차 조립라인을 멈추지 않고 정상조업을 하기로 해 노-노 충돌도 우려된다.

▽시민단체 파업 반대 집회=울산지역 140개 시민·사회·경제단체로 구성된 ‘행복도시 울산 만들기 범시민협의회’(행울협·공동위원장 이두철 상의 회장 등)는 26일 오후 3시부터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입구에서 회원 4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파업철회 촉구대회를 열었다.

행울협 회원들은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정문과 명촌 정문, 4공장 정문 등 3곳에서 ‘명분 없는 정치파업 철회’ 등의 어깨띠와 피켓 등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파업 철회 호소문을 근로자들에게 나눠줬다.

이두철 공동위원장은 “현대차에 대해 울산시민들이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지만 매년 되풀이하는 파업이 지역과 국가 경제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며 “소모적인 이번 정치파업을 전면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들 충돌=민주노총 울산본부 조합원 50여 명은 이날 오전 11시 울산상의 현관 앞에서 “한미 FTA 때문에 현대차 노동자들이 어려움에 처하는데도 행울협이 현대차지부의 파업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며 현대차 집회를 취소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이어 행울협 공동위원장인 이두철 울산상의 회장 면담을 요구하며 제지하는 경비원과 상공회의소의 직원들을 밀치고 상의 1층 로비로 진입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3시 현대차 집회를 위해 행울협이 준비해둔 피켓과 어깨띠 등이 1층 로비에 쌓여 있는 것을 보고 모두 건물 밖으로 꺼내 피켓을 발로 밟아 부수거나 어깨띠를 찢었다.

▽현대차 노사 “갈 길은 간다”=현대차지부는 26일 오전 10시부터 각 사업부 대표와 집행 간부 등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확대운영위원회를 열고 파업 방침을 재확인했다. 지부는 이날부터 파업 당일까지 이상욱 지부장 등 상집간부 60여 명이 지부 사무실에서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파업은 28일은 오후 1시부터 4시간 동안, 29일은 오전 10시부터 6시간 동안 벌일 예정이다.

회사 측은 파업 기간 중에도 정상조업을 하기로 했다. 윤여철 사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문에서 “이번 파업은 일부의 정치적 목적만을 위해 명분도, 실리도, 현장의 지지도 없는 불법 정치파업”이라며 “회사는 파업 기간 중에도 생산라인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모든 노력과 조치를 다하겠다”며 정상조업 방침을 밝혔다.

회사 측은 현대차지부가 파업에 들어가면 이 지부장 등 핵심간부 10여 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기로 했다.

울산지방경찰청은 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28, 29일 정치파업을 강행하면 노조 핵심 간부들에 대해 경찰 출석을 요구하는 등 엄정 대처하기로 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경찰, 금속노조에 출석 요구서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6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파업을 시작한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지도부에 출석 요구서를 보냈으나 금속노조 측이 불응했다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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