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계열사 사장들의 올 상반기 화두는 ‘고객 속으로’이다.
계열사 사장들이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현장’으로 뛰어든 것이다.
권영수 LG필립스LCD 사장은 올 상반기 동안 해외 바이어 미팅을 30여 회 가졌다. 바이어 미팅은 담당 임원이나 실무자들이 하는 게 우리나라 대기업의 관행이었다.
권 사장이 바쁜 시간을 쪼개 바이어들을 만난 것은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직접 듣고 고객이 이윤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LG화학은 최근 고객과 직접 대면할 기회가 없는 생산, 기술 담당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고객상담실 체험, 애프터서비스 동행 출장 등을 경험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고객의 생생한 소리를 직접 듣고 업무와 제품에 실질적으로 반영하라는 김반석 LG화학 사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김 사장도 한 달의 절반 이상을 여수, 울산, 청주, 오창 등 국내 사업장과 영업조직을 도는 데 할애하고 있다.
정일재 LG텔레콤 사장은 4월부터 3개월에 걸쳐 전국의 사업장과 고객센터, 네트워크센터를 방문했다. LG텔레콤에서는 정 사장의 현장 방문을 ‘3000km 현장경영’이라고 표현했다.
LG계열사 사장들이 ‘고객 밀착 경영’에 나선 것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사장들에게 성과 창출을 독려하며 현장 경영을 할 것을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구 회장은 올해 들어 한 달에 3, 4차례 주요 계열사 사장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그의 지론인 ‘고객 가치 창출’을 조직 전반에 뿌리 내릴 수 있게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최고경영자가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빠듯한 일정 때문에 소홀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계열사 사장들이 현장 경영을 펼치는 것은 ‘고객 지향형’ 조직으로 전환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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