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낸 천편일률적인 제품보다는 개인의 기호와 취향에 맞춘 1인 서비스로 소비자를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남과 다른 개성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소비자가 늘면서 나타난 결과다.
○ ‘당신이 원하는 대로’
명품 여행용 가방 브랜드 ‘고야드’는 이니셜과 숫자, 줄무늬 등을 새겨 넣어 자신만의 독특한 가방을 만들어 주는 ‘마카주 서비스’를 지난달 시작했다. 모자, 와인 트렁크 등 일부 상품은 고객이 원하는 크기, 스타일대로 별도 제작해 주고 있다.
e마켓플레이스 ‘G마켓’은 최근 고객이 설계한 대로 가구를 제작해 주는 ‘나만의 가구 만들기’ 이벤트에 이어 고객이 디자인한 그림과 사진으로 하나뿐인 티셔츠를 만들어 주는 행사를 열었다.
대학생 황유리(23) 씨가 제안해 맞춤 제작한 ‘360도 원형 책상’은 독특한 디자인과 기능으로 일반 소비자에게서도 큰 호응을 얻어 30개가 특별 판매될 예정이다.
경동나비엔은 집 안 공간마다 사용자의 선호도에 맞춰 실내 온도를 달리 설정할 수 있는 ‘각방 온도 조절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내놨다.
신세계백화점 문화센터의 김자영 과장은 “맞춤 서비스는 기존 고객층 외에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는 블루오션”이라며 “소비자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고객과 좋은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다른 기업과 차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 ‘트렌드 세터’를 사로잡다
맞춤형 제품은 인기도 높은 편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고야드의 마카주 서비스를 찾은 고객이 한 달여 동안 60명을 웃돌았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문화센터에는 기업은 물론 대학 동아리, 인터넷 동호회, 아파트 부녀회 등에서 맞춤 강좌를 요청하는 문의가 하루 10여 건 이상 들어오고 있다.
스타벅스도 메뉴판에 적힌 제품을 그대로 주문하기보다는 에스프레소 양과 온도, 칼로리, 카페인 등을 개인의 취향에 맞춰 주문한 ‘나만의 커피’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오원만 해외상품팀장은 “맞춤 서비스는 개성과 독창성을 추구하고 하나밖에 없는 제품을 찾는 ‘트렌드 세터(유행에 앞선 사람)’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면서 고정 고객,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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