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는 3∼6월 트럭에 등산화 100켤레를 싣고 북한산, 도봉산 등 수도권 일대 주요 산을 돌아다니며 무료로 등산화를 빌려주는 현장 행사를 벌였다.
박 씨는 “직접 산으로 찾아와 등산화를 빌려 주니 브랜드를 확실하게 기억할 수 있는 데다 믿을 만한 기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찾아가는 마케팅’이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고전적인 홍보 장소였던 도심 번화가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가정은 물론 섬, 시골 등 소외된 지역으로 마케팅 장소를 넓히고 있다.
○ 고객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간다
소비자의 집을 직접 찾아가는 기업도 많이 늘었다.
한국존슨은 다음 달 전국 아파트 100곳을 찾아간다. 아파트 한 동(棟) 전체에 자사 바퀴벌레 살충제 ‘레이드’를 나눠줄 예정이다. 이벤트에 응모해 뽑힌 소비자뿐만 아니라 이웃들까지 마케팅 대상으로 공략하려는 것.
LG텔레콤은 5t 트럭을 개조해 이동식 카페로 꾸민 뒤 수도권 아파트 단지를 돌며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주부들에게 커피를 제공하고 요금제 ‘기분 존’ 서비스 무료 체험 행사를 연다.
LG텔레콤 김대영 마케팅 담당 과장은 “주 타깃 층인 주부들이 육아와 살림 때문에 외출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직접 아파트를 방문한다”며 “찾아가는 체험 서비스는 깐깐한 주부 고객들에게 서비스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소외된 지역 주민도 잠재 고객
도심 번화가에 비해 소비자가 많지 않은 지역도 새로운 마케팅 장소.
형지어패럴은 최근 울릉도를 찾아가 여성 패션 브랜드 ‘여성 크로커다일’과 ‘샤트렌’ 의류를 최대 80% 할인 판매했다.
교통이 불편하고 쇼핑 공간이 부족한 울릉도 주민들을 위해 바다를 건너갔다. 이 회사는 바자 수익금 2000만 원 가운데 일부를 태풍 피해가 잦은 울릉도에 피해 복구 기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임정식 형지어패럴 마케팅실장은 “쇼핑에서 소외된 섬 주민들을 위해 사회 공헌의 일환으로 시작했다”며 “지역 주민들에게는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애경백화점은 지난달 충남 청양군 자사 공장 주차장에 이동식 미니백화점을 열고 의류 잡화 화장품 등을 팔았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이 전혀 없는 지방의 주민들을 직접 찾아가면 백화점이 흔한 도심에서 홍보를 할 때보다 인지도가 더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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