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단체수의계약제 폐지 몸살

  • 입력 2007년 6월 29일 03시 01분


공공기관이 물품을 구매할 때 중소기업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단체수의계약 제도의 폐지로 중소기업의 절반가량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공공기관의 물품 조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중소기업 3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조사 기업의 48.5%가 납품 단가 인하를 겪었다고 28일 밝혔다. 이 기업들의 평균 납품 단가 인하폭은 12.3%였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은 공공조달 사업에서 수익을 거의 남기지 못하는 상태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운송장비 제조업체 A사는 “단체수의계약 제도가 폐지된 후 중소기업 사이의 경쟁이 벌어져 납품 단가가 약 20% 하락했다”며 “상반기 매출액이 약 7% 감소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단체수의계약제도를 올해 초 폐지했다.

이 제도는 1966년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도입됐지만 최근 들어 이 제도에 의존해 손쉬운 공공조달 사업만 벌이는 경쟁력 없는 중소기업이 늘어나는 등 유명무실해졌다는 이유에서였다.

대신 대체 제도로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지정제도’가 만들어졌다. 공공조달 사업에는 대기업이 참여할 수 없도록 하고 중소기업만이 참여하게 한 제도다. 이 경우 대기업과의 경쟁은 피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끼리 가격과 품질 경쟁을 벌여야 한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