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공공기관의 물품 조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중소기업 3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조사 기업의 48.5%가 납품 단가 인하를 겪었다고 28일 밝혔다. 이 기업들의 평균 납품 단가 인하폭은 12.3%였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은 공공조달 사업에서 수익을 거의 남기지 못하는 상태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운송장비 제조업체 A사는 “단체수의계약 제도가 폐지된 후 중소기업 사이의 경쟁이 벌어져 납품 단가가 약 20% 하락했다”며 “상반기 매출액이 약 7% 감소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단체수의계약제도를 올해 초 폐지했다.
이 제도는 1966년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도입됐지만 최근 들어 이 제도에 의존해 손쉬운 공공조달 사업만 벌이는 경쟁력 없는 중소기업이 늘어나는 등 유명무실해졌다는 이유에서였다.
대신 대체 제도로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지정제도’가 만들어졌다. 공공조달 사업에는 대기업이 참여할 수 없도록 하고 중소기업만이 참여하게 한 제도다. 이 경우 대기업과의 경쟁은 피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끼리 가격과 품질 경쟁을 벌여야 한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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