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호중공업 직원들 “파업 강요말라”…노조집행부 총사퇴

  • 입력 2007년 6월 29일 03시 01분


전남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 노조원들이 금속노조의 파업 방침을 거부하고 정상 조업을 해 노조 집행부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했다.

현대삼호중공업 노조는 28일 금속노조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반대 파업 방침에 따라 이날 오후 1시부터 4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벌이려 했으나 노조원들이 참여하지 않아 정상조업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노조 집행부는 이날 오후 긴급회의를 소집해 집행부 전원이 사퇴하기로 하고 29일 예정된 부분파업도 취소했다.

노조 관계자는 “오전에 대의원과 조합원을 상대로 파업에 참여해 줄 것을 독려했으나 대다수가 동참하지 않아 상급 단체의 파업 방침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지고 집행부가 사퇴했다”고 말했다.

현대삼호중공업 노조는 총조합원 수가 1700여 명으로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광주 하남산업단지 내 캐리어 노조와 함께 금속노조 광주전남지역 최대 사업장 가운데 한 곳이다.

기아차 광주공장과 캐리어 노조는 예정대로 이날 오후 4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벌였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관계자는 “일부 사업장의 경우 내부 문제로 파업 동력이 약해진 것 같다”며 “삼호중공업 노조 집행부 사퇴는 지회 내부 문제로 현재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삼호중공업은 노조 집행부가 이번 파업을 강요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내부 진통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소집된 노조 대의원 대회에서 대부분의 대의원은 금속노조의 파업 방침에 반대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조 집행부는 파업을 강행했다.

한 노조원은 “현재 임금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파업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여론이 노조원들 사이에서 많았다”며 “이제 정치파업은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어서 노조원들이 파업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암=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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