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상반기 펀드 결산…중소형주 ‘열매’ 맺었네

  • 입력 2007년 6월 30일 03시 00분


《‘조금 더 많이 투자할걸!’ 국내 주식형 펀드 투자자라면 올해 상반기(1∼6월)엔 이런 아쉬움이 절로 생길 법하다. 2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6일 현재 326개 국내 주식 성장형 펀드(주식 투자 비중 70% 초과)의 연초 대비 평균 수익률은 26.56%에 이른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20.82%, 코스닥지수가 25.55% 급등한 덕분이다.》

올 상반기 국내 주식 성장형 펀드 시장의 특징은 중소형주 펀드와 가치주 펀드의 강세로 요약할 수 있다.

주식 성장형 수익률 상위 5개 펀드는 ‘미래에셋3억만들기중소형주식1’,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 ‘동양중소형고배당주식1’, ‘삼성배당주장기주식1’, ‘동부더클래식주식1’ 등이다.

또 주식 안정성장형(주식 투자 비중 40% 초과∼70% 이하)의 1위는 대표적 가치투자 펀드로 꼽히는 ‘신영VIP밸류혼합1’(24.10%)이 차지했다.

제로인 측은 “한국투신운용의 ‘삼성그룹주펀드’ 등 대형주 펀드가 좋은 수익률을 낸 지난해 상반기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는 “중소형 종목은 유동 물량이 적어 증시 침체기에는 실제 가치보다 싸게 거래되기 쉽다”며 “올해 상반기 주식 시장이 활황을 보인 데다 증시에 유동성이 풍부해 중소형주가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 해외펀드 수익률은 국내 펀드에 못 미쳐

상반기 국내 투자자의 펀드 투자 자금은 국내 증시를 ‘외면’하고 해외로만 쏠렸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전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지난해 12월 29일 46조4890억 원에서 26일 현재 62조3990억 원으로 15조9100억 원 증가했다.

국내 주식형은 1조7364억 원 줄었지만, 해외 주식형 펀드는 17조6464억 원 급증했다.

지난해 국내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중국 등 해외 증시가 ‘고공 행진’을 한 때문이다. 또 올해 정부가 해외 주식 펀드의 양도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도입한 영향도 컸다.

하지만 수익률은 국내 주식형에 크게 뒤졌다.

국내 326개 주식형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26.56%였지만, 331개 해외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1.72%에 머물렀다. 국가별 수익률로는 지난해에 이어 중국이 가장 앞섰다.

세계적 펀드평가사인 리퍼에 따르면 현지 통화를 기준으로 한 국가별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25일)은 중국이 34.88%로 지난해에 이어 선두를 지켰고, 그 다음은 △싱가포르 27.94% △말레이시아 26.26% △남미 신흥시장 22.63% △아시아태평양(일본 제외) 20.53%의 순이었다.

한편 올해 유망할 것으로 기대됐던 일본은 5.59%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 과거 수익률만 보고 투자하지 말라

투자 펀드를 선택할 때 수익률은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수익률만 보고 선택하는 것은 마치 ‘백미러’를 보고 운전하는 것과 같다고 조언한다.

실제 상반기 주식 성장형 펀드 중 수익률 1위를 차지한 ‘미래에셋3억만들기중소형주식1(ClassA)’은 2006년 상반기엔 수익률 ―17.4%로 원금을 크게 까먹었다. 전체 펀드의 수를 100개로 가정했을 때 98등이었다.

제로인에 따르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는 지난해엔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올해엔 천연자원 통신 등 12개 투자 섹터별 평가에서 꼴찌(2.11%)로 추락했다. 이 때문에 투자를 결정할 때는 펀드평가사에서 제공하는 표준편차 시장민감도 등의 변동성 지표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시장민감도가 1보다 크면 시장 평균보다도 수익률이 더 급등락하며, 표준편차가 큰 펀드는 특정 종목의 투자 비중이 높아 이 종목의 수익률에 휘둘린다는 뜻이다.

양정원 삼성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변동성이 큰 펀드는 투자한 종목의 등락이나 시황에 따라 급등하고 급락한다는 점을 명심하고,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춰 펀드를 선택할 것”을 조언했다.

같은 운용사의 펀드 중에서도 수익률 차이가 큰 만큼 운용사의 ‘이름’만 보고 가입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같은 유형의 펀드 중에서도 수익률이 10%포인트 이상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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