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대우호텔 운영을 총괄하는 김익환 대우건설 상무는 지난달 28일 본보 기자에게 “이르면 9월 대우호텔 운영권을 세계적인 호텔체인에 넘길 계획”이라며 “세계 최대 호텔체인 메리어트의 계열사인 라마다르네상스가 가장 유력하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이 대우호텔 운영권을 르네상스에 넘기는 이유는 한국색이 짙은 대우 브랜드로는 급증하는 미국과 유럽 비즈니스 손님들을 흡수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최근 베트남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8%대를 지속하면서 대우호텔 등 특급호텔들은 한 달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방을 구하기 힘들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대우호텔은 고객 대다수가 한국 손님인 데다 한국 업체들이 입주한 대하비즈니스센터와 부대시설을 공유해 외국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상무는 “르네상스에 지급하는 로열티 규모는 매출액의 6∼8%대로 협상 중”이라며 “객실료 인상과 르네상스 네트워크를 이용한 안정적인 고객 확보를 통해 수익성은 오히려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호텔 종업원인 현지인 추반랍(26) 씨는 “세계적인 호텔이 운영을 맡으면 더 많은 고객과 기회를 얻을 수 있겠지만 베트남 경제 발전에 도움을 준 대우가 사라지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411개의 객실을 갖춘 대우호텔은 김 전 회장이 2020년까지 300억 달러를 들여 하노이를 인구 700만 명 규모의 현대식 도시로 탈바꿈시키고자 했던 대역사의 시발점이자 베트남 경제성장의 상징물로 통해 왔다. 지난해 11월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이 호텔에서 열렸다.
하노이=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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