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꼴 주부의 이모작’ 이야기가 화제다.
주인공은 ‘헤어보톡스’라는 기능성 가발로 국내 ‘빅3’ 백화점에 입성한 씨크릿우먼 김영휴(45) 사장과 명함인식기술 벤처기업인 ㈜한국인식기술 송은숙(45) 사장. ‘스타일을 파는 여자’(김 씨)와 ‘행복한 리더’(송 씨·한스컨텐츠)가 그들의 저서다.
두 사람은 대전 서구 탄방동 한 아파트단지의 앞 뒷동에 산다. 서로 알고 지낸 지 10년째로 중학교에 다니는 막내딸들도 친구 사이다.
책에는 여성으로서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을 이뤄낸 스토리가 생생하게 녹아 있다.
김 씨는 2000년까지만 해도 공기업에 다니는 남편을 뒷바라지하는 평범한 주부였다. 그러나 둘째를 낳은 뒤 뒷머리가 한 움큼씩 빠졌고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 애를 쓰면서 새로운 인생에 눈뜨게 됐다. ‘내 외모는 내 책임’이라는 생각에 빠진 머리카락으로 부분가발을 만들어본 것이 창업으로까지 연결된 것.
전문가들은 사양산업이라고 무시했으나 창업 이듬해인 2002년에 1억 원이던 매출액은 2003년 3억 원, 2004년 10억 원, 지난해에는 30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대전에서 창업했지만 전국의 주요 백화점 20곳에 매장을 확보하고 있다.
“단순하게 성공스토리를 전달하기보다 이런저런 여건 때문에 일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에게 도전하는 법을 안내하고 싶었다”는 게 김 씨의 설명.
송 씨는 초등학교 교사였다. 남편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출신으로 ‘문자인식 기술 분야의 총아’라는 평을 들었던 한국인식기술 대표 이인동 박사.
그런데 이 박사가 문자인식 솔루션 ‘글눈’을 개발해 코스닥 등록을 앞둔 2002년 11월 과로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떴다. 세 딸을 둔 송 씨는 과감하게 교사 생활을 접었다.
그는 남편의 생각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스스로 남편의 빈자리를 채웠다.
명함인식기술인 ‘하이네임’은 이제 청와대를 비롯해 200여 개 국내기업, 그리고 5만 명의 시민들이 요긴하게 쓰고 있다.
송 씨는 “휴먼 네트워크는 성공의 길을 열어 주고, 위기에서 구해 주고, 삶을 행복하게 해 준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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