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는 지난달 19일 1,800 선을 돌파한 이후 정부의 신용융자 규제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27일엔 1,730 선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4일 증시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강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번 조정은 단기에 마무리될 것 같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넘쳐나는 ‘돈의 힘’이 장의 급등을 이끄는 주요한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기관이 상승장 이끈다
이번 주엔 주가 상승을 촉발할 호재가 줄을 이었다.
삼성증권 정영완 투자전략센터장은 “최근 주가 급등세는 미국의 제조업지수 등 각종 경제 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보인 것이 일차적 이유”라고 설명했다.
3일엔 미국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그동안 ‘팔자’에 주력하던 외국인들도 ‘사자’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한반도 정세 완화’ 발언으로 한국 증시의 디스카운트 요인이 줄었고, 그동안 투자심리를 억눌렀던 신용융자 잔액도 지난달 26일 7조105억 원에서 3일엔 6조4075억 원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매주 1조 원꼴로 급증하는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이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 수탁액은 5월 말 34조6767억 원에서 이달 2일엔 40조1324억 원으로 5조4557억 원가량 늘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지난달 1,800 선 돌파 때엔 개인 투자자가 주가 상승을 견인했지만 이번엔 기관이 주도하고 있다”며 “시황 등에 따라 투자심리가 크게 흔들리는 개인 주도 장세보다 과열로 치달을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조정의 빌미로 작용해 온 물가와 원화가치 상승 등의 악재가 여전하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하나대투증권 양경식 부장은 “이달 중순부터 발표될 기업들의 2분기(4∼6월)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하면 상승세가 더뎌질 것”이라며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실적 변화도 증시 흐름의 주요 변수”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170개 기업의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증가율이 1분기(1∼3월) 29%에서 2분기엔 7.5%로 바닥을 찍고 3분기(7∼9월)와 4분기(10∼12월)엔 각각 18%, 41%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증권 강문성 책임연구원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불안과 경기 회복 기조를 반영한 금리인상 및 유동성 축소 우려 등 악재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2, 3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조선 기계 운송 보험 증권 등의 업종에 선별적으로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현대증권도 “국내 증시 수급의 주도권이 기관에 넘어간 만큼 기관이 주로 투자해 온 조선 기계 화학 증권 등의 업종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권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