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첫 여성 영업사원 무림SP 이진희 대리

  • 입력 2007년 7월 7일 03시 08분


사진제공 무림SP
사진제공 무림SP
올해 2월 제지업계에서 최초로 발로 뛰는 여성 영업사원이 탄생했다.

제지 영업은 외근이 잦고 인쇄소 등 남성이 대부분인 거래처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여성이 도전하기 힘든 분야로 꼽힌다.

무림SP 이진희(28·사진) 대리는 높아 보이기만 하던 벽을 뚫고 제지업계의 ‘홍일점’ 영업사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무림SP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이 대리의 하루는 출근 후 인쇄소 등 거래처 5곳을 도는 것으로 시작한다. ‘거친’ 남자들과 종일 씨름하다 보면 파김치가 되기 일쑤지만 일하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고 했다.

“전문적인 지식으로 남성들과 실력을 겨뤄 보고 싶었어요.”

그는 무림SP와 무림페이퍼 소속 영업사원 30명 가운데 유일하게 대학에서 제지공학을 전공했다. 2002년 무림SP에 입사지원서를 내면서 “10년 후 영업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적었다.

‘10년 후’라는 단서를 단 것은 영업에 필요한 충분한 실무 경험을 쌓기 위해서였다. 입사 후 제지연구소와 애프터서비스센터 등에서 일하며 계획보다 4년 일찍 꿈을 이뤘다.

실적도 남성 못지않다. 그가 맡고 있는 화장품, 식료품 등의 포장지에 쓰이는 특수지 네오CCP의 판매량은 5개월 만에 월 1300t에서 1500t으로 늘었다.

이달부터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의 포장지를 납품하는 계약도 따냈다. 상자 모양으로 포장지를 접으면 모서리가 갈라지는 기존 제품의 단점을 보완한 ‘맞춤형’ 종이 제품을 개발하자고 공장에 제안한 뒤 이 종이로 계약을 따냈다.

그는 “여성 혹은 남성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며 “처음엔 젊은 여성이라 무시하던 거래처 사람들도 전문성에서 뒤지지 않는 것을 보고 신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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