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납품하는 中企 가장 힘든 점은? ‘값 후려치기’

  • 입력 2007년 7월 10일 03시 00분


자동차 부품업체인 A사는 발주 대기업에서 황당한 요구를 받았다. 최근 고철 수입 가격이 t당 350달러로 올해 들어 50달러 가까이 뛰어 제품 원가가 덩달아 상승한 상태인데도 대기업은 제품 단가를 7% 깎아달라고 했다. A사 정모 사장은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거래를 유지하려면 대기업이 요구한 가격을 맞춰 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납품 단가 후려치기’를 제일 힘들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9일 내놓은 ‘2007년 중소기업의 대기업 납품 애로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느끼는 애로사항으로 ‘납품 단가 인하 요구’라는 응답이 전체의 64.6%(복수 응답)로 가장 많았다. 이는 중기중앙회가 올해 4∼5월 대기업의 1차 협력업체 195곳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단가 인하 요구의 원인으로 대기업 간 치열한 가격 경쟁(65.1%)과 원자재 가격 상승, 환차손, 임금인상 등 비용 떠넘기기(53.3%) 등을 꼽았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단가 인하에 대해 임금, 운영비 등 경비 절감(56.3%)을 통해 해결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기술개발 투자비를 감축(21.5%)하거나 2차 납품 업체에 단가 인하 요구(24.1%)를 떠넘기는 등의 부작용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윤성 중기중앙회 상생협력팀 과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거래 관행 개선을 위해 정부의 직권 조사가 강화되고 원자재 가격과 대기업 납품 단가를 연동하는 등의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대해 느끼는 애로사항은 지나친 품질 수준 요구(39.0%), 납품 기일 촉박(34.9%), 대기업의 일방적인 발주 취소(19.0%) 등의 순이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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