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산업기밀 유출로 골머리

  • 입력 2007년 7월 12일 19시 06분


인터넷 소프트개발업체인 A사 김 모 사장은 최근 믿었던 부하직원들에게 '발등을 찍히는' 일을 당했다.

직원 3명이 잇달아 회사를 관두더니, 국책 연구 공모 사업에 경쟁업체 발표자로 떡하니 나타났던 것이다. 이들은 그동안 A사에서 연구했던 기술을 발표해 10억 원 규모의 사업을 따냈다.

김 사장은 "직원들이 기술을 빼돌릴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며 "설사 알았다고 해도 손 쓸 도리가 없었을 것"이라고 한숨을 지었다.

이처럼 회사 보안이 허술한 점을 악용해 '회사 기밀을 팔아먹는' 직원들로 골머리를 앓는 중소기업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이 12일 연구소를 보유한 중소기업 12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17.8%가 최근 3년간 산업기밀 유출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해 기업의 52.6%는 2번 이상 회사 기밀이 유출됐다고 답했다.

피해 금액은 '1억 원 이상~5억 원 미만'이 37.1%로 가장 많았고, 이어 '1억 원 미만'(36.2%), '10억 원 이상'(13.6%), '5억 원 이상~10억 원 미만'(13.1%)의 순이었다.

기밀 유출 피해 기업들은 '보안관리 및 감독체계 허술'(24.8%)과 '임직원들의 보안의식 부족'(23.5%)을 주요 사고 원인으로 꼽았다. 이어 '개인의 재산상 이익 추구'(14.3%), '회사의 처우에 대한 불만'(11.3%), '보안비용에 대한 투자곤란'(10.1%) 때문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송재빈 중기청 기술경영혁신본부장은 "기밀 유출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한 기업은 빙산의 일각이며 유출 사실조차 모르는 기업이 더 많다"며 "보안 시스템 구축 지원과 산업 보안 교육 확대 등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김유영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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