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중국 후베이(湖北) 성의 둥후(東湖) 호수 변. 떼죽음당한 고기들이 몇 km에 걸쳐 둥둥 떠 있었다. 호수 관리위원회는 이날부터 이틀간 20척의 배와 200명의 인부를 긴급 동원해 30t 분량의 폐사한 물고기를 모두 건져 냈다. 관리위의 왕다쥔(王大軍) 부주임은 “공장 폐수와 최근 수온 급증으로 용존산소량이 격감한 게 원인”이라며 “매년 반복되지만 올해처럼 규모가 큰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올해 5월 하순 장쑤(江蘇) 성 타이후(太湖) 호수에 짙은 녹조현상이 발생했다. 제주도보다 큰 2388km²의 호수가 녹조로 뒤덮이면서 악취가 인근 우시(無錫)까지 번졌다. 500만 명의 우시 시민은 수돗물이 2주간 끊기면서 생수 사재기 전쟁을 벌여야 했다.
최근 중국의 환경 재앙은 상상을 초월한다. 환경을 돌보지 않고 급속한 성장만 추구한 데 대한 환경의 대(大)역습이다.
지난달 하순 후난(湖南) 성 둥팅(洞庭) 호 주변에서는 느닷없이 20억 마리의 쥐 떼가 민가와 농작물을 덮쳤다. 계속된 폭우로 둥팅 호 수위가 올라가면서 호숫가에 살던 쥐들이 주변 마을로 대피한 것.
당초 갈대 뿌리를 갉아 먹고 살던 쥐들이 농가를 습격하면서 13개 마을 2만8331무(畝·약 1888만 m²·약 571만3513평)의 경작지가 피해를 봤다. 이 역시 근본 원인은 주민들이 돈을 벌 요량으로 들쥐의 천적인 뱀을 모조리 잡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0%의 지표수는 4급 이하여서 정화한 뒤에도 마실 수가 없다. 최근 공개된 세계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중국에서 환경오염으로 75만 명이 조기 사망한다.
중국 정부는 뒤늦게 환경 대책을 줄줄이 발표하고 있다. 장쑤 성은 타이후 호수 주변의 폐수 배출 공장 2150곳을 내년 말까지 폐쇄한다. 국가환경보호총국은 창장(長江) 강과 황허(黃河), 화이허(淮河), 하이허(海河) 강 등 4대 강 유역의 신규 공장 허가를 앞으로 크게 억제한다.
하지만 오염 중병을 앓는 중국의 산하를 되살리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 같다.
하종대 베이징 특파원 orionha@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