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수근 서울대 경영대 학장 겸 경영전문대학원(MBA) 원장은 23일 “스티브 모건 씨를 다음 학기부터 초빙교수로 영입하기로 했다”며 “모건 씨는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과목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MBA는 지난 학기 2, 3주 과정으로 해외 유명 MBA의 교수들을 초빙해 단기 강의와 특강을 맡겨왔다.
그러나 학자가 아닌 외국 기업인 출신을 초빙교수로 영입하기는 모건 씨가 처음이다.
단기 초빙교수가 아닌 1년 이상 서울대 MBA에 재직하는 첫 초빙교수가 될 모건 씨를 서울대는 ‘국제화 전문 어드바이저’로 활용할 계획이다.
모건 씨는 “현대차에서 일하는 동안 한국 젊은 세대의 뛰어난 잠재력을 보며 한 번쯤 꼭 한국 대학에서 한국의 젊은이들을 지도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기업 경영은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커뮤니케이션과 정보 공유 능력, 국제화 등에서는 아직 부족하다”며 “이 부분을 다양한 현장 이야기를 통해 강의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모건 씨는 현대차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히는 노사갈등과 관련해 “매년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주제로 파업을 하고 갈등을 겪고 결국 합의를 하는 모습을 보면 각본에 따라 무대에서 정확하게 움직이는 ‘발레’를 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최근 한국 경제와 관련해서는 “지표는 나쁘지 않지만 기업인과 투자가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무척 위축돼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만난 많은 국내외 기업인과 경제전문가들이 외환위기 때는 문제가 눈에 보여서 좋았는데 지금은 지표가 좋아도 불안하다는 이야기를 한다”며 “실제 외국 투자가들에게 한국 투자를 권유하면 투자가들은 중국 인도 베트남 등을 언급하며 ‘왜 한국이냐(Why Korea)’라고 반문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밖의 기업인과 투자가들이 한국을 어떻게 보는지 강의실에서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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