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경륜 일부 선수 보험사기 의혹

  • 입력 2007년 7월 25일 02시 56분


일부 경마 및 경륜 선수가 연루된 혐의가 있는 보험사기 사건을 금융감독당국과 경찰이 공동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보험업계와 관계 당국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부산, 경기 과천시, 경남 창원시 등지의 경마장과 경륜장에 소속된 선수 중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아 보험금을 받은 혐의가 있는 경마 및 경륜 선수 100여 명의 보험 가입 현황 자료를 금융감독원에 의뢰했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이들의 병명(病名)과 보험금 수령액 등을 분석한 자료를 경찰에 넘겼다.

경찰과 금감원은 이들 100여 명 가운데 실제로 불법으로 보험금을 타낸 경마 및 경륜 선수가 몇 명인지를 조사 중이다.

현재 등록된 경륜 선수는 모두 600여 명이며 경마 선수는 140여 명으로 알려졌다.

관계당국과 보험업계는 단체보험에 가입돼 있는 일부 경마 및 경륜 선수, 조교사(말을 훈련시키는 사람), 보험 브로커 등이 공모해 멀쩡한데도 다친 것처럼 위장하거나 가벼운 부상을 심각한 부상인 것처럼 꾸며 수십억 원의 보험금을 타갔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브로커들이 병의원과 연계해 허위 진단서를 발급해 주는 대가로 보험금의 10∼30%를 챙기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 선수가 부상으로 거액의 보험금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과거 비슷한 부상을 당했던 다른 선수들도 부상 시기를 조작해 브로커를 거치지 않고 개인적으로 보험금을 신청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에서는 경마 및 경륜 선수들이 가입한 단체보험의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액 비율)이 100%를 훨씬 넘어 적자를 보고 있는 것이 이 같은 보험 사기에 따른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경찰은 지역별 경마장 및 경륜장에 소속된 일부 선수와 병의원 등을 대상으로 허위 진단서 발급 여부 등을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경마와 경륜 선수들이 경기 도중 인대파열, 쇄골골절 등의 부상을 많이 당하는 편이어서 이런 유형의 부상이 조작된 것인지를 가리는 데 애를 먹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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