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26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자체 집계한 상반기(1∼6월) 그룹 경영실적을 공개하고 “이 정도면 선방(善防)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또 하반기에는 반도체 경기 회복에 힘입어 더욱 좋은 성적을 낼 것이며 올해 그룹 전체 투자액도 지난해 13조5000억 원보다 늘어난 14조∼15조 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설명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그룹 전체 매출액은 90조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3조 원)보다 8%가량 늘었고 세전(稅前) 순이익도 6조7000억 원으로 지난해 6조5000억 원보다 약간 늘었다.
삼성그룹의 고위 임원은 간담회에서 “삼성화재, 물산, 중공업, 엔지니어링 등은 창사 이후 최고의 실적을 냈다”며 “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전자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5년 상반기 77%에서 올해 상반기 57%로 떨어졌지만 이는 그룹 차원의 이익 창출 구조가 안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삼성 측은 또 “사실 전자도 상반기 매출이 42조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7조 원과 비교할 때 11% 늘어나 창사 이래 최고”라며 “다만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세전 이익은 6000억 원가량 감소한 3조2000억 원에 머물렀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환율 문제를 특히 강조했다. 그룹 실적이 절정기였던 2003년 말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달러당 1198원에서 6월 말 927원으로 23%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일본의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07.4엔에서 123.2엔으로 15% 올라(엔화 가치는 하락) 일본 대비 가격경쟁력이 38%나 악화됐다는 것이다.
삼성의 이날 행보는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2분기(4∼6월)에 2001년 4분기 이래 최악의 실적을 내면서 ‘삼성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27일 삼성전자 경기 수원사업장에서 열리는 ‘선진제품 경쟁력 비교 전시회’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어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이날 행사에는 이학수 그룹 전략기획실장(부회장)과 삼성전자의 윤종용 이윤우 부회장 등 핵심 경영진이 모두 참석한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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