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보통신부가 올해 4월 3G 사업자를 선정한 이후 서비스 업체들은 통신망 설치 작업에 들어갔다.
3G 서비스업체가 사용할 주파수는 1935∼1950MHz 등 3개 대역으로, 러시아 국방부가 정통부에 넘겨준 것이다. 러시아 정통부는 통신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올해 2월 이 주파수를 이용할 사업자 선정에 들어갔다.
이동통신 서비스 후진국에 속했던 러시아는 3G를 통해 정보기술(IT) 붐을 일으켜 유럽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이를 위해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IT 산업 단지를 조성하고 무선 화상 통화 시범 사업도 벌이고 있다.
3G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는 이미 2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 자리를 굳힌 MTS 빔펠콤 메가폰 등이다. 새로운 면허 획득을 통해 전국 사업자로 등극할 꿈을 꾸던 소규모 지방 통신 사업자는 모두 탈락했다.
3G 시장의 첫 수혜자는 통신장비 판매업체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통신 사업자가 기지국 증설과 통신 장비 확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러시아 1위 이동통신업체인 MTS는 “우선 10억 달러를 투자해 내년 중반기에 15개 도시에서 3G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대규모 마케팅을 통해 MTS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2위 통신업체 빔펠콤도 “올해말에 통신망을 정비해 내년부터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3G상품을 내놓겠다”고 발표했
다. 크렘린의 후원을 얻고 있는 업체로 알려진 메가폰은 “타지키스탄 등 다른 나라에 진출한 경험을 바탕으로 3G 서비스를 조만간 내놓겠다”고 장담했다.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팬택 등도 3G보급으로 휴대전화 대체 수요가 생길 것으로 보고 기회를 노리고 있다.
러시아에 3G가 보급되면 유선과 무선 통신의 변화 격차도 지금보다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모스크바 시내 대부분의 가정 전화는 걸 때마다 ‘드르륵’연결음이 들리는 기계식이며, 초고속 인터넷 사용자도 인구의 15%에 불과하다.
삼성전자 모스크바 법인 임선홍 상무는 “러시아유선 통신이 후진국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무선 분야가 선진국을 능가할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정위용 모스크바 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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