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F의 통신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는 별정사업자 A사의 가입자 700여 명은 “A사가 KTF를 사칭해 무리하게 가입자를 모집해 피해를 봤다”며 집단 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최근 네이버에 ‘A사 고객모임’ 인터넷 카페를 결성한 뒤 17일 첫 온라인 회의를 열고 A사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별정사업자란 SK텔레콤, KTF, LG텔레콤과 같이 자사(自社)의 통신망을 갖춘 ‘기간통신사업자’와 달리 통신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규모 통신사업자를 말한다.
이동통신 분야에는 KT를 포함해 약 13개사가 300만여 명의 가입자(KT가 280만 명)를 확보하고 있다.
‘고객모임’ 측은 “A사가 별정사업자임을 알리지 않고 KTF를 사칭해 고객 이벤트 문자메시지 등을 보내 가입 신청을 유도했으며 나중에 이를 알게 된 가입자가 해지를 요청하면 최대 30만 원의 과도한 위약금을 부과해 11만 명까지 가입자를 늘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요금 상품도 현재보다 저렴한 것으로 바꿔주겠다고 했지만 실제 요금은 오히려 2배나 비쌌다”고 덧붙였다.
A사 가입자인 나모 씨는 “피해를 KTF에 문의하면 ‘A사와 KTF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답변만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사 측은 “일부 대리점의 영업사원이 KTF를 사칭하는 등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본사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가입 과정의 문제가 증명될 경우 영업대리점이 위약금을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보통신부 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이 같은 별정사업자 가입자의 민원 제기 비율은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평균 민원 비율보다 2배에서 7배나 높다. 최근 정통부는 국내 이동통신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 이 같은 별정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늘리는 제도 도입을 추진키로 해 가입자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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