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의 투자은행으로 꼽히는 골드만삭스의 스타 매니저 마크 맥골드릭(48) 씨가 지난해 받은 연봉이다. 하루에 20만 달러씩 벌었다는 계산이다. 그는 한국에서 진로 부실 채권을 사들여 엄청난 차익을 올린 뒤 되팔아 골드만삭스에 엄청난 수익을 안겨 준 인물이기도 하다.
이처럼 잘나가던 그가 올해 1월 갑자기 은퇴하자 그 배경을 놓고 ‘건강 이상설’ 등 많은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런데 실제 이유는 연봉이 기대치보다 적었기 때문이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보도했다.
그가 이끄는 투자팀이 지난해 회사에 안겨 준 수익은 약 40억 달러. 맥골드릭 씨는 이런 점을 감안하면 연봉 7000만 달러보다 훨씬 더 많이 받을 것으로 생각한 것.
맥골드릭 씨가 자신의 연봉을 ‘기대 이하’라고 생각했던 또 다른 이유는 사모(私募)펀드 등에서 일하는 동료들의 수입과 비교했기 때문. 이를테면 그와 함께 골드만삭스에서 일하다가 사모펀드로 옮긴 한 동료가 올해 회사 주식이 상장되면서 하루아침에 20억 달러 자산가로 변신하는 것을 보고 속이 상했다고 한다.
월가 보너스는 대개 연말에 뿌려진다. 지난해 월가에서는 239억 달러가 보너스로 뿌려졌다. 이 때문에 연말만 되면 뉴욕 맨해튼 부동산시장은 불을 뿜는다.
보너스를 받으면 이들은 맨해튼에서 아파트를 새로 구입하거나 아니면 아파트를 넓혀 가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부동산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뉴욕 부동산시장만 유례없는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맨해튼에선 웬만한 침실 3개짜리 아파트 가격이 300만 달러가 넘는다. 고급 아파트가 계속 공급되고 있지만 수요가 워낙 많다 보니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올해 말 월가에서는 얼마만큼의 보너스가 뿌려질까. 당초 예상은 지난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었다. 그런데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장으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면서 지난해와 같은 ‘돈 잔치’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렇지만 이미 올해 7월까지 벌어 놓은 돈이 워낙 많아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장에 따른 손해를 만회하고 남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결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장의 향배에 따라 월가맨들의 보너스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공종식 뉴욕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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