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현대重노조 ‘20년 역사’ 책으로 발간

  • 입력 2007년 8월 21일 0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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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청 점거와 가두시위.’(1987년 7월)

‘조합원 1만5000여 명이 운집한 사내 대운동장 파업 출정식과 경찰 1만여 명을 동원한 농성 강제 해산.’(1988년 8월)

‘선진 노사 관계 구축을 위한 노사 공동선언 선포식.’(2007년 3월)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김성호)가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강경 투쟁 일변도에서 13년째 무분규 사업장으로 탈바꿈하기까지의 역사를 담은 책자 ‘현중 노조 20년사’를 발간했다.

설립 20주년을 맞은 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 1월부터 자체 편찬위원회를 구성해 7개월여 만에 발간한 이 책은 가로 25cm, 세로 30.5cm, 총 6편(518쪽)으로 돼 있다.

제1편 ‘꺼지지 않는 불꽃, 노동자’에는 현대중공업 창사(1974년)와 노조 탄생(1987년) 과정의 노동자들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서술했다.

제2편 ‘현중 노조의 태동’ 편에는 노조가 탄생하기 전의 암울한 시대적 상황과 민주노조로 탄생되기까지의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했으며 ‘현중 노조 투쟁사’ 편에는 1987년 최초의 파업과 민주노조의 탄생, 128일간의 파업, 골리앗 크레인 점거 고공(高空) 시위, 경찰과 농성 노동자 간의 대치 등을 담았다.

‘이념의 쳇바퀴’ 편에는 노조 설립 이후 강경 투쟁으로 치달았던 1994년까지, 그리고 1995년부터 무분규를 이끌어내기까지의 노노(勞勞) 갈등 과정을 서술했다.

제5편 ‘혼란과 대변혁의 시기’에서는 노조 내부 비리 등 노조의 과오를 반성하고 새로운 이념과 목표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노력들을, 제6편 ‘미래를 그리는 노동운동’에서는 20년간의 노조 역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노동문화를 만들어 가야 하는 현대중공업 노조의 사명과 책임 등을 소개했다.

노조는 우선 이 책을 2500부 발행해 국내 각 생산현장과 대학 및 도서관, 언론사 등에 배포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1994년까지 파업과 회사 시설물 점거 농성 등 강경 노동운동을 주도하며 국내 노동운동의 핵심 사업장으로 꼽혔다.

그러나 1995년부터 올해까지 13년째 임단협을 분규 없이 타결했으며, 2005년에는 사내 비정규직 노동자의 분신자살에 대해 민주노총이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등의 이유로 제명하자 재심을 신청하지 않고 지금까지 상급 단체 없이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

현대중공업 김성호 노조위원장은 발행사에서 “노동자의 손으로 만들어진 노조 20년사가 국내 노동운동을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이자 지침서가 되길 바란다”며 “우리 노조는 과거의 강경투쟁 일변도에서 탈피해 선진 노사문화 정착을 위한 합리적인 노동운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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