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집을 구할 때는 주거 환경뿐만 아니라 전세 보증금의 안전에도 신경 써야 한다.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 보증금을 날리면 안 되기 때문이다. 전세보증금을 제 때 돌려받으려면 몇 가지 안전 조치를 취해야 한다.
우선 등기부등본을 전세 계약 전에 확인해야 한다. 등기부상의 주소와 전셋집 주소의 일치 여부, 최종 소유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해야 한다. 계약 당사자가 등기부상의 갑구에 표시된 집주인인지도 살펴봐야 한다.
근저당권이나 전세권, 임차권 등 권리 관계도 파악해야 한다. 근저당이 설정돼 있지 않은 집이 가장 좋겠지만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사는 경우가 많아 그런 집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전세금이 부족하면 근저당이 설정된 집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근저당이 설정된 집은 전세가 잘 안 나가기 때문에 전세금을 10%가량 낮출 수 있다.
근저당 설정금액과 전세보증금을 합한 가격이 시세의 70∼80% 이하라면 입주할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예를 들어 시세가 3억 원인 집이 근저당이 1억2000만 원 설정돼 있고, 전세 가격이 1억 원이라면 입주할 만하다는 것. 이 집이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2억2000만 원 이상 금액으로 낙찰된다면 전세보증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센터장은 “근저당 설정이 안 된 집만 찾다보면 선택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며 “대출 금액과 전세 가격을 합한 액수가 지나치게 많지 않다면 근저당이 설정된 집을 좀 더 싼 가격에 들어가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주소를 정확히 적고, 계약일과 잔금 지급일이 다를 때는 그 사이에 추가로 근저당이 설정될 수 없도록 특약 사항에 명시하는 것이 좋다. 계약 전 집주인과 함께 집의 하자 여부와 수리할 사항을 꼼꼼히 체크해서 이사 전에 수리를 마치도록 요구한다.
이사 당일에는 동사무소에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는다. 확정일자를 받게 되면 집 주인이 추가로 근저당을 설정하더라도 전세보증금의 권리가 앞선다.
전세 만기가 됐는데도 전세들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전세보증금을 못 받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런 일을 방지하려면 전세 수요가 많은 역세권의 대단지 아파트를 구하는 것이 좋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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