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로 풀어보는 경제]부와 교육

  • 입력 2007년 8월 29일 03시 01분


■ 문제

한국노동연구원은 1998년부터 매년 전국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5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기본적인 사회경제적 사항, 주거상태, 소득과 소비, 자산과 부채 등을 조사하는 한국노동패널조사를 실시해 오고 있다. 아래 표는 2004년 한국노동패널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다. ‘표 1’은 전체 가구를 가구주의 교육 정도에 따라 5개 계층으로 분류해 각 계층의 평균 소득을 계산한 것이다. ‘표 2’는 전체 가구를 소득에 따라 5개 계층으로 분류해 각 계층의 평균 부채금액을 계산한 것이다. (하략)


<표 1> 가구주의 교육 정도별 연평균 가구소득
교육 정도초졸 이하중졸고졸전문대졸대졸 이상
소득(만 원)16312278278430924158

<표 2> 가구의 소득별 평균 부채
소득 구간20% 미만20% 이상 40% 미만40% 이상 60% 미만60% 이상 80% 미만80% 이상
부채(만 원)15231756199830674222

■ 해설

위 글은 건국대가 2008학년도 논술고사에 대비한 인문계 모의시험에서 사회적 불평등과 갈등을 주제로 제시한 여섯 개 글 중 하나다.

교육과 소득, 소득과 부채의 관계를 통해 부와 교육이라는 사회적 자원이 불평등하게 분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리적 자본처럼 직접 보고 만질 수는 없지만 생산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본이 바로 인적 자본(human capital)이다. 인적 자본은 사람에게 투자한 결과로 형성되는데, 사람에 대한 가장 중요한 투자가 바로 교육이다. 교육도 현재의 지출을 통해 미래의 생산성을 높이고자 한다는 점에서 여느 투자와 비슷하다. 그러나 교육 투자는 인적 자본의 형태로 특정 사람에게 축적된다는 점에서 다른 투자와 다르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로 볼 때,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임금이 높은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노동의 수요자인 기업은 교육 수준이 높은 근로자의 한계생산이 크기 때문에 더 많은 임금을 지불한다. 노동의 공급자인 근로자는 높은 교육 수준에 대한 보상이 있기 때문에 교육비를 쓴다.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과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의 임금 격차는 결국 교육을 받는 비용에 대한 보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교육을 달리 해석하는 견해도 있다. 교육 수준이 높다고 해서 그 사람의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단지 미래의 고용자에 대해 자기가 유능하다는 신호(signal)를 보낸다는 것이다. 유능한 사람이 아무래도 무능한 사람보다 대학을 졸업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기업이 대학 졸업자를 더 유능한 사람으로 보고 더 높은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따라서 교육을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로 보든, 신호로 보든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이 더 높은 임금을 받게 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교육 수준을 향상시키려는 정책의 효과에 대해서는 각각 상반된 예측을 하게 된다.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라는 관점에서 교육 수준이 향상되면 사람들의 생산성이 높아져 모든 근로자의 임금 수준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반면, 신호라는 관점에서는 교육이 사람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교육 수준의 향상은 근로자의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아마 현실은 이 두 견해의 중간쯤 될 것이다. 교육의 혜택은 인적 자본 증가에 따른 생산성 증가와 최종 학력의 능력 과시라는 두 효과를 모두 갖고 있을 것이다.

한경동 한국외국어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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