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중동은 좁고 세계는 넓다”

  • 입력 2007년 8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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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싱가포르 GS-이집트 SK-태국 등 시장 다변화 추세

중동 지역 건설시장에서 기술력과 실적을 인정받은 현대건설이 최근 들어 싱가포르에서 공사 수주를 늘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1월 싱가포르에 50층, 43층짜리 초고층 아파트 2개 동(棟)을 짓는 공사를 9800만 달러(약 921억 원)에 수주한 데 이어 6월에는 싱가포르에 18층짜리 업무용 빌딩을 짓는 공사를 1억1000만 달러에 수주했다.

싱가포르 공사 수주가 늘면서 현대건설은 싱가포르 지사 파견 직원을 지난해 말 65명에서 최근 83명으로 약 28% 늘렸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이란, 리비아 등 중동 지역의 일부 국가에 편중됐던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건설 수주가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새로운 시장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GS건설이 이집트에서 한국 건설업체의 해외 플랜트 수주액으로는 사상 최대인 18억 달러 규모의 정유공장 건설사업을 따낸 것도 시장 다변화 노력의 결과다.

▶본보 일부 지역 29일자 A14면 참조

또 GS건설은 신(新)성장동력 국가로 선정한 아제르바이잔 등 중앙아시아 7개국에서 신도시 등을 개발하기로 계획하고 최근 아제르바이잔에 지사를 설립했다.

SK건설도 올해부터 시장 다변화에 주력해 올 1월 태국에서 정유공장 증설 공사의 기본 설계용역을 600만 달러(약 56억4000만 원)에 수주했다. 해외 수주 금액면에서는 작지만 지금까지 한국 건설업체의 진출이 더뎠던 설계용역 분야에서 거둔 실적이어서 의미가 컸다.

건설업계의 해외 시장 다변화 노력에 따라 한국 건설업체들이 아시아에서 수주한 공사 금액 증가율이 중동 지역을 앞지르는 등 비(非)중동 지역의 공사 수주 금액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건설업체들이 중동에서 수주한 금액은 95억3013만7000달러로 2005년(64억4509만2000달러)에 비해 48% 증가한 반면 아시아에서 수주한 금액은 40억4616만3000달러로 2005년(26억1132만7000달러)보다 55% 증가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오일 머니의 위력이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5년 이후를 대비해 사업 지역을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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