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왕족의 후예가 한국과 베트남을 잇는 사회문화재단을 설립했다.
베트남 리 왕조의 후손인 화산 이(李)씨, 이상준(49) 골든브릿지금융그룹 회장은 사재 25억 원과 계열사 출연금 5억 원 등 모두 30억 원을 들여 한국과 베트남의 경제 사회 문화 교류활동을 지원하는 ‘한베재단’을 만들었다.
27일 베트남에서 공식 출범한 이 재단은 양국 혼혈아와 빈곤 계층, 이주여성 및 이주노동자를 지원하고 베트남 인재를 양성하는 활동을 할 예정이다.
“3년간 베트남에 투자하면서 두 나라가 인종 역사 문화 정서 등 여러 면에서 참 많이 닮았다는 걸 느꼈어요. 마치 쌍둥이로 태어나 오랜 기간 따로 살다 다시 만난 것 같다고나 할까요.”
베트남 리 왕조의 왕자 이용상은 1226년 변란이 일어나자 베트남을 탈출해 황해도 화산에 정착했다. 그는 몽고가 침략했을 때 앞장서 싸운 공을 인정받아 고려 고종으로부터 화산군(花山君)으로 봉해졌으며 화산 이씨의 시조가 됐다.
베트남에서 내국인과 동일한 대우를 받는 이 회장이 베트남에 쏟는 열정은 남다르다.
2004년부터 베트남 대학 졸업생에게 한국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계열사에서 베트남 대학생 대상 인턴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 이재민을 위해 성금을 전달하고 뇌사상태에 빠진 베트남 산업연수생의 병원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골든브릿지는 2005년부터 베트남에 진출해 현재 68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현지 기업 상장(上場) 관련 컨설팅 및 투자를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회장은 “한국과 베트남이 경제 협력은 물론 문화 사회적으로 밀접한 교류를 통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양국을 잇는 다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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