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40대]윤홍근 제너시스그룹 회장

  • 입력 2007년 8월 30일 02시 59분


“나이 마흔에 사표… 늘 준비한 터라 두렵지 않았어요”

“내 인생은 늘 준비의 연속입니다.”

1995년 불혹(不惑)의 나이에 12년의 직장 생활을 청산하고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든 윤홍근(52) 제너시스그룹 회장. ‘샐러리맨의 신화’, ‘BBQ 회장’으로 더 잘 알려진 윤 회장에게 40대는 도전과 성공의 시기였다.

윤 회장은 29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제너시스 빌딩 집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늘 뭔가를 위해 준비했으며 그 과정 자체를 즐겼던 것 같다”며 갓 지난 40대를 회고했다.

○ 직장생활은 사장 되기 위한 준비 기간

1995년 7월 7일 미원(현 대상그룹)의 ‘마니커’ 영업부장이었던 윤 회장은 사표를 던졌다. 그는 “어릴 때부터 기업가가 꿈이었다”며 “직장을 다닐 때도 늘 경영자의 시각에서 생각했고 내가 사장이 되면 어떻게 경영하고, 어떤 리더십을 갖춰야 할지를 고민했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신혼집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 판촉물 회사를 차렸다가 빚만 지고 월셋집으로 쫓겨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신규 사업을 둘러싼 경영진과의 견해차로 사표를 내고도 당황하지 않은 것은 이런 ‘준비’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창업 자금 5억 원을 조달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10여 명의 직장 선후배에게서 당시로선 적지 않은 돈을 투자받아 가까스로 회사를 설립했다.

윤 회장은 “나를 믿고 돈을 빌려 준 사람들 때문에 1원 한 푼도 아껴 쓰면서 일했다”고 말했다.

○ 원칙과 도전으로 극복

제너시스는 현재 BBQ 외에도 ‘닭익는 마을’ ‘u9’ ‘오션스타’ 등 외식 사업 관련 브랜드만 10개에 이르고 가맹점은 모두 3200여 개나 된다.

중국, 스페인, 미국, 일본 등 34개국에 진출한 ‘제너시스’의 이 같은 성과는 불과 12년 만에 이뤄졌다.

그러나 윤 회장의 40대가 결코 탄탄대로는 아니었다. 사업 초기엔 ‘사기꾼’으로 몰려 곤욕을 치르기도 했고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고생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다른 회사였으면 엄청난 타격을 받았겠지만 나를 믿고 따라 준 99%의 가맹점 사장님들 덕분에 큰 문제 없이 위기를 헤쳐 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가 2002년 일찌감치 트랜스지방 염려가 없고 건강에 좋다는 ‘올리브유’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위기를 기회로 만든 대표적인 사례다. 사회적인 참살이(웰빙) 분위기와 트랜스지방 논란으로 위기를 예감한 윤 회장은 올리브유 사용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올리브유가 기존 식용유보다 7배나 비싸다는 점. 윤 회장은 스페인 올리브유 생산업체와 담판을 해 가격을 대폭 낮추는 데 성공했고, 2005년 최고급 올리브유로 튀긴 치킨을 선보였다.

윤 회장은 “3년 동안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30번 정도 의사 결정을 번복할 정도로 고민이 심했다”며 “결국 중요한 순간에는 최고경영자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걸 나중에야 깨닫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의 꿈은 맥도널드를 제치고 세계 최대 프랜차이즈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2020년까지 전 세계에 5만 개 가맹점을 개설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에만 7000개의 BBQ 매장을 개설해 경쟁 브랜드인 KFC를 누르고 싶다고도 했다.

윤 회장은 “모든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고, 운이 좋아 성공했다는 말은 절대 믿지 말라”고 조언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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