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경제읽기]‘2007 빈티지 와인’에 거는 기대

  • 입력 2007년 9월 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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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와인 붐은 얼마 전 와인의 본고장 프랑스에서 가장 시청률이 높은 TF1 방송 저녁 뉴스에 소개될 정도지만 와인에 대한 상식은 여전히 부족하다. 아직도 블라인드 테이스팅(blind tasting)에 대해 ‘눈을 가리고 시음하는 것’이라는 설명이 달린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와인의 생산지나 빈티지 (vintage·포도 수확연도)를 판별하는 기준 중 하나가 와인의 색인데 눈을 가리고 어떻게 색을 관찰할 수 있다는 건지….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가리는 것은 사람의 눈이 아니라 와인의 상표다.》

이 정도는 애교로 봐 줄 수 있다. 심지어 방송 같은 데서는 테이스팅을 테스팅이라고 말하는 경우도 흔히 본다. ‘맛을 본다’라는 뜻의 테이스트(taste)를 ‘시험한다’는 뜻의 테스트(test)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올여름 프랑스에 비가 유난히 많이 왔다는 이유만으로 2007년 빈티지 와인이 형편없을 것이라고 성급히 단정짓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올해의 빈티지를 ‘좋다(bon)’고 평가했고 르피가로는 한 단계 높여 ‘뛰어나다(grand)’ 혹은 ‘아주 뛰어나다(tr`es grand)’고 평가했다.

대개 여름에 비가 많이 오면 포도가 빨리 익지 않고, 포도가 빨리 익지 않아 수확이 늦어지면 서리를 맞을 가능성이 높아져 와인 품질이 떨어진다.

그러나 지난겨울의 온화한 날씨와 올봄의 풍부한 일조량으로 올해 포도의 조숙도(早熟度)가 거의 최고 수준이었다. 각 와인 산지에서는 예년보다 2∼3주일 빨리 포도 수확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올여름 비만 많이 오지 않았다면 1900년 이후 포도가 가장 빨리 익은 해가 됐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포도의 조숙도가 포도 품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얘기다.

물론 올해 포도 생산량은 확실히 줄었다. 따뜻한 겨울과 습기 찬 여름을 거치면서 균이 많이 발생한 포도알의 비율이 높아 포도 생산량이 예년보다 5% 감소했다. 그러나 2004년과 2005년 잇따라 포도가 과잉 생산돼 와인 값이 크게 떨어진 참이라 포도 생산량의 감소는 오히려 반가운 소식이 됐다.

결국 2007년 빈티지 와인은 수확량은 적고 품질은 좋아 가격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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