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경영]‘100년 기업’을 창조하라

  • 입력 2007년 9월 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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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경영’ 특집기사목록

▶ ‘100년 기업’을 창조하라

▶ 기술혁신-글로벌화 ‘소리없는 전쟁’

▶ 일상업무와 단절… 자유로움 속 아이디어 경쟁

▶ 기업들 문화공연-산책 행사 등 통해 감성지수 높여

▶ “영원한 1등은 없다 끊임없이 변화하라”

▶ 곳간이 가득찬 은행…“10년 후엔 뭘 먹고 살지?”

▶ 예금-카드-증권 묶은 복합상품이 뜬다

▶ 증권업계 ‘몸집 불리기’ 경쟁 나섰다

▶ 보험업계 ‘노심초사’

▶ “모든 위험 보장 위한 동반자”

▶ 자동차왕국 도요타, 주택사업 공들여

▶ 지멘스 예측 ‘10∼15년 후의 유럽 모습은’

‘샌드위치 위기 극복’-지속가능 新전략 현장점검

삼성전자 중국본사는 최근 ‘2006 중국 전자기업 백강(百强)’ 자료가 발표되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액이 5%가 넘는 중국 전자기업이 21개나 된 것이다. 이들 기업의 R&D 비중도 해마다 늘어 휴대전화 및 통신시스템 장비업체인 중싱(中興)통신은 2005년 9%에서 지난해 12%로 치솟았고, 중국의 대표적인 가전업체인 하이얼그룹은 같은 기간 4.3%에서 6%로 늘었다.

삼성전자 중국본사 관계자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중국 기업들이 기술력을 강화하면서 공격적으로 도전해 오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우리가 앞서 있지만 이들의 가파른 추격 속도를 보면 현기증이 날정도”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이 가파른 속도로 추격해 오는 데다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 털어내고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말대로 ‘샌드위치’ 신세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물론 당장 어려운 것은 아니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통신 등 주력 산업은 세계시장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다.

그러나 이들 산업은 대부분 20여 년 전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그 과실을 지금 수확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의 가파른 추격 속에 이들 산업이 언제까지나 한국경제의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실제로 KOTRA가 최근 한중 수교 15주년을 맞아 중국기업 312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절반이 넘는 50.7%가 “중국의 기술이 한국보다 앞서거나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중국 기업들의 이 같은 자신감은 허풍이 아니다. 당장 한국 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조선업만 보더라도 세계 100대 조선기업에 중국 기업은 다롄선박중공 등 31개사가 올라가 한국(15개)과 일본(30개)을 제쳤다. 기업인들 사이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지 못하면 중국이 한국을 따돌리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문제는 ‘미래 먹을거리’에 대한 해답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삼성전자의 단기 실적은 곧 회복되겠지만 미래 성장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분명 심각한 위기”라는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한국기업의 고민이 깊어진 것은 선진기업이라는 ‘등대’를 보고 달리면 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망망대해를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더구나 앞으로 다가올 변화는 연속적이거나 점진적인 변화가 아니라 예측하기 어려운 단절적인 변화가 될 것이라는 게 기업들의 전망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7월 삼성전자 경기 수원사업장에서 전자계열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면서 “2010년쯤 되면 지금은 예측하기도 힘들 정도의 급속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지금부터 디자인, 마케팅, R&D 등 모든 분야에서 창조적인 경영으로 변화에 대비해야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사실 삼성그룹의 창조경영, LG그룹의 고객경영, 현대·기아자동차그룹과 SK그룹의 글로벌 경영 등 주요 그룹들의 경영전략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기업, 100년 가는 기업을 만들기 위한 ‘미래경영’의 일환이다.

문제는 ‘갈 길은 먼데 시간은 없다’는 것이다. 로봇, 바이오, 나노, 에너지 등 숱한 산업이 미래 신(新)성장 동력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세계적인 기업들의 경쟁 속에 이들 산업에서 단기간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는 이와 관련해 “과감한 인수합병(M&A)이 미래 성장 동력을 찾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미래경영은 청년실업 등 고용문제는 물론이고 한국경제의 성패와도 직결된다. 이들이 제시하는 미래경영 전략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글=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디자인=김성훈 기자 ksh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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