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증권사들의 미래경영 화두는 ‘투자은행(IB)’이다. 투자은행이란 증권사가 여태껏 해 온 주식매매 중개는 물론 자기자본 투자(PI)에 따른 각종 실물 및 금융투자와 기업 인수합병 자문, 기업공개(IPO) 영업을 한꺼번에 하는 금융회사다.
증권사도 대형화를 통해 다양한 금융상품을 취급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증권업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정부가 증권사들이 자본금을 3조 원 이상으로 늘려야 투자은행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꾸겠다고 밝힌 것도 증권사들의 몸집 불리기 의욕을 자극하고 있다.
○ 해외투자-부동산-금융 등 다양한 상품 개발
최근 증권사들은 자기자본 투자를 늘려 해외투자나 부동산, 금융 등 다양한 투자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위탁매매, 자산관리, IB영업에서 나온 수익을 자기자본 투자로 돌릴 방침이다. 지난해 신한금융지주의 LG카드 인수 때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것처럼 인수합병 분야에 자기자본 투자를 집중한다는 전략.
대우증권은 올해 자기자본 투자를 7000억 원으로 늘려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나 자원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5년까지 자기자본을 12조 원으로 늘려 주식매매 중개 30%, 자산관리 20%, IB 40%, 기타 10%의 수익구조로 바꿀 예정이다.
삼성증권도 최근 PI 부서를 새로 만들고 2010년까지 투자은행 전담 인력을 100명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IB부문 수익을 현재 전체의 10%에서 향후 30%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미래에셋증권은 3월에 3375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기자본 확충에 나섰다. 이 회사는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된 자금을 해외사업 추진, IB 직접투자, 상품운용, 영업채널확대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 합작법인-IB센터 등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 진출을 통해 자산을 늘리고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올해 6월 베트남 바오비엣 증권과 IB업무 협약을 맺고 연내에 4, 5개 베트남 국영기업의 민영화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의 지분(19.9%)을 인수해 이 회사의 2대 주주가 됐다.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말까지 해외진출 허브로 싱가포르 IB센터를 세워 현지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에 나선다. 내년에는 ‘세계의 굴뚝’으로 불리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베이징 리서치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대신증권은 이전부터 밀접했던 일본 금융권과의 협력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 힘쓰고 있다. 지난해 8월 닛코 코디알 금융그룹과 인수합병, IPO, 사모펀드(PEF) 등에 대한 업무제휴를 맺었다. 이에 앞서 2005년에는 일본 자산운용사인 스팍스 에셋매니지먼트로부터 402억 원을 유치한 바 있다.
삼성증권은 현재 뉴욕, 런던, 홍콩의 3개 해외 법인에서만 연간 600억 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 교육과정 마련 직원능력 업그레이드
무형자산을 움직여 수익을 얻는 금융업의 특성상 새로운 투자은행 시대에도 사람이 해답일 수밖에 없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기존 IB 관련 부서들을 기업금융사업부로 격상시켰다. 올해는 글로벌PF본부와 SOC본부를 신설해 관련 조직을 강화했다.
또 투자상담, 세무, 부동산 등 고객의 서비스 욕구가 높은 부문에 대한 즉각적인 서비스를 위해 자산 관리자(Asset manager)의 능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교육에 힘쓰고 있다.
대우증권은 ‘자산관리 아카데미’ 교육과정을 만들어 영업직원의 컨설팅 능력을 지원하고 있다. 또 자산관리 전문 인력을 매년 100명씩 뽑아 3년 안에 6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내부 운용인력도 현재의 30명에서 60명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삼성증권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PB 연구소를 설립하고 PB 역량 표준진단 테스트(SSRT)와 PB등급제를 개발해 자산관리 인력의 수준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그룹 금융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직원 교육을 위해 국내외 MBA 과정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투자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MBA 졸업생 등 글로벌 채용인력을 전체 신규 채용의 10%까지 늘리기로 했다.
주요 증권사의 투자은행 대비 추진사항 | |
증권사 | 추진사항 |
한국투자증권 | -베트남 합작법인 설립(해외사업 비중을 현재 4%에서 향후 8년 내 20%로) -직원 교육을 위해 국내외 MBA 과정 지원 -해외 MBA 졸업생 등 글로벌 채용인력을 전체 신규 채용의 10%까지 확보 |
대우증권 | -연내 자기자본 투자 7000억 원 확보 -올해 7월 인도네시아 증권사 지분(19.9%) 취득 -자산관리 전문 인력을 3년 안에 600명까지 확보 |
삼성증권 | -자기자본 투자부서 신설 -2010년까지 투자은행 전담인력 100명 이상 확보 -베트남, 인도, 중국 진출을 위해 현지 시장조사 |
우리투자증권 | -올해 안에 싱가포르 IB센터 설립 -내년 중국 베이징에 리서치센터 설립 |
대신증권 | -2006년 8월 닛코 코디알 금융그룹과 인수합병, IPO, 사모펀드(PEF) 등에 대한 업무제휴 -2005년 일본 자산운용사인 스팍스 에셋매니지먼트로부터 402억 원 유치 |
미래에셋증권 | -올해 3월 유상증자 -글로벌PF본부, SOC본부 신설 |
자료: 각 증권사 |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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