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총수, 실제 지분 비해 평균 6.68배 의결권 행사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그룹 총수들이 평균적으로 실제 소유한 지분의 6.68배에 이르는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발표했다.

공정위가 이날 내놓은 ‘2007년 4월 1일 현재 대규모 기업집단 소유지분구조’에 따르면 자산규모 2조 원 이상인 전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62개 가운데 총수가 있는 대기업그룹은 43개였다.

또 총수 일가(총수+친족)의 소유지분은 평균 9.52%, 의결지분은 40.80%로 지난해보다 각각 0.35%포인트, 1.08%포인트 늘었다.

소유지분은 전체 발행주식에서 자사주와 우선주, 상호주를 제외한 의결권이 있는 지분만을 계산한 것이다. 의결지분은 총수가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으로 총수와 친족, 임원 비영리법인 계열회사 지분을 모두 합한 것이다.

43개 기업집단의 의결권 승수는 6.68배로 작년보다 0.03배 낮아졌다.

이는 총수가 직접 소유한 지분에 계열회사와 비영리법인, 임원 등의 지분까지 합쳐 평균 6.68배에 이르는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뜻이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자산규모 10억 원 이상의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 11개의 의결권 승수는 7.54배였다.

한편 공정위의 이번 소유지분구조 공개와 관련해 공개의 적절성을 놓고 또다시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공개 자료에는 총수 개인과 배우자, 혈족, 인척의 소유지분은 물론 계열회사 사이의 소유지분까지 상세히 포함돼 있기 때문.

재계는 “이 자료가 총수 일가의 사생활 침해는 물론 외국 기업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