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그룹의 마크 메이크피스 회장은 20일 한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과 대만 증시의 FTSE 선진시장 지수 편입 여부를 발표한다.
○세 번째 시도, 중국 A증시가 변수
증권업계는 한국 증시가 FTSE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수 편입을 발표하는 당일에 FTSE 그룹의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에서 기자회견을 연다는 점이 낙관론의 근거다. 한국은 FTSE가 지적한 평가항목 가운데 장외거래, 공매도 규제, 분리결제, 외환거래 자유화 등 4개 항목의 관련 제도를 개선해 선진시장 편입에 대비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3개월째 한국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는 상황이어서 과연 순탄하게 선진시장 지수에 편입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남아 있다. 한국 증시는 여전히 위기 상황에서 우선 처분 대상이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대만은 2004년 9월 선진시장 편입에 대비한 공식관찰국으로 지정됐지만 2005년과 2006년 2년 연속 선진시장지수 편입에 실패했다.
한국과 대만 증시가 선진시장지수에 편입하는 데 가장 큰 변수로 중국 A증시(내국인 투자자 전용 증시)가 꼽힌다.
한국과 대만은 준선진시장과 신흥시장을 합한 ‘전체 신흥시장’ 시가총액의 30%를 차지하기 때문에 한국과 대만 증시가 빠져나갈 경우 이 공백을 메울 국가의 신흥시장 편입이 절실하다. 중국 A증시는 한국과 대만의 대안으로 유력하다. 지난해에도 중국 A증시가 FTSE 지수 편입에 실패해 한국과 대만의 선진시장 편입도 좌절됐다.
○한국 증시 도약의 계기 마련하나
증권업계에서는 선진시장 편입은 한국 증시가 한 계단 도약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투자신탁운용 김영일 본부장은 “선진시장에 편입되면 증시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져 선진국 증시에 투자하는 해외펀드들을 새로 유치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머징 마켓’에 주로 투자하는 헤지펀드 자금 유입이 줄어들어 유동성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나대투증권 양경식 투자전략부장은 “한국 증시의 선진시장 편입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뱀(준선진시장) 머리가 좋으냐, 용(선진시장) 꼬리가 좋으냐’는 논란이 분분하다”며 “우려와 기대가 상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FTSE 지수: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와 런던증권거래소(LSE)가 1995년에 공동으로 설립한 FTSE인터내셔널 그룹이 발표하는 지수. 주식시장의 규모에 따라 세계 각국을 선진시장, 준선진시장, 신흥시장 등 3개 그룹으로 나눈다. 한국은 현재 준선진시장에 속해 있다. FTSE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영향력이 큰 투자지표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유럽계 펀드가 많이 활용하는 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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