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금융연구원장 “서브프라임 장기화땐 수출 악화”

  • 입력 2007년 9월 5일 02시 59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가 장기화되면 국내 수출 여건이 악화되고 소비와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동걸(사진) 한국금융연구원장은 4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한상의 초청 조찬강연에서 “이번 사태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해 미국 등 세계 경제가 위축되면 해외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세계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한국의 수출증가율은 4.28%포인트 하락하고, 원화가치가 10%포인트 오르면 수출증가율은 0.28%포인트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면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로 주택 가격이나 주가 등 자산 가격이 떨어져 소비와 투자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에 유입된 엔 캐리 트레이드(싼 엔화를 빌려 다른 나라의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것)의 규모가 작아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엔 캐리 트레이드가 급격하게 청산되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엔화 차입 비중이 높고 부동산과 주식 투자 비중이 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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