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건설 - 남광토건 등 건설업계 北進 경쟁

  • 입력 2007년 9월 7일 03시 01분


개성공단의 ‘랜드 마크’가 될 고층 빌딩 건축을 두고 국내 건설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림은 개성공단의 조감도에 가상의 고층빌딩을 합성한 것이다. 사진 제공 한국토지공사
개성공단의 ‘랜드 마크’가 될 고층 빌딩 건축을 두고 국내 건설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림은 개성공단의 조감도에 가상의 고층빌딩을 합성한 것이다. 사진 제공 한국토지공사
지난달 19일 조달청에서 북한 개성공단 내 ‘개성공단지원센터’(지상 15층 규모)를 지을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한 전자입찰 결과가 발표됐다.

건설업계는 대북사업 경험이 많은 현대아산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공사를 따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공사는 금호건설, 남광토건, CNC종합건설로 이뤄진 컨소시엄이었다.

금호건설 컨소시엄이 현대아산과 현대건설 컨소시엄보다 20억 원이 적은 427억 원을 입찰가로 써낸 것.

금호건설 컨소시엄 관계자는 “향후 대북(對北)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공사를 따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입찰가를 최대한 낮게 썼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내 빌딩 건립 사업을 놓고 국내 건설업체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 누가 먼저 ‘깃발’ 꽂나

현재 건설업계의 관심은 어느 업체가 먼저 회사 브랜드를 걸고 북한에 랜드마크가 될 만한 고층 빌딩을 세우느냐에 쏠려 있다. 현재 개성공단에 지어진 빌딩은 가장 높은 건물이 5층에 불과하다.

올해 7월 개성공단 상업용지를 처음으로 분양받은 개발업체 ‘겨레사랑’은 현재 건설업체 4, 5개를 대상으로 시공사 선정을 검토 중이다. 2009년 말까지 1353m²(410평)의 터에 지상 14층짜리 빌딩을 짓는다는 계획.

반도건설도 최근 개성공단을 방문해 사업성 검토를 마쳤다. 개성공단에 ‘개성NK㈜’를 설립한 남광토건은 상업용지에 빌딩을 짓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주가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어 북한 진출설이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상징성에다 수익성도 충분

건설업체들이 개성공단의 빌딩 건립 사업에 뛰어든 것은 올 상반기 분양된 업무·상업용 토지에 고층 빌딩을 지을 수 있게 된 게 직접적인 계기였지만 북한 진출이라는 상징성에다 수익성도 충분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700여 명의 남측 관리자를 위한 편의시설이 거의 없기 때문에 편의시설을 지어 남측 투자자들에게 분양하면 사업성이 충분할 것으로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개성공단 2단계 사업이 내년부터 본격화되면 2009년 말경에는 남측 인력이 5000여 명, 북측 근로자는 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겨레사랑 정범진 사장은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측 근로자가 10만 명을 넘어서면 출퇴근이 어려워져 결국에는 공단 안에 아파트를 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체들은 또 개성공단 빌딩 건립 사업이 앞으로 북한에서 발주될 사회간접자본(SOC) 공사를 수주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더 주목하고 있다.

남광토건 관계자는 “개성공단 사업은 투자 손실이 나더라도 정부가 남북경협 자금으로 보전해 주기 때문에 남북관계의 영향을 덜 받는 편”이라며 “북한 전역으로 투자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남북 또는 북-미관계가 크게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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