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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년 9월 8일 02시 59분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알리안츠타워 17층.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과 임직원, 고객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자산 30억 원 이상인 초부유층(HNWI·high net worth individuals)을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뱅킹(PB)센터 개점식이 열렸다.

국민은행은 그동안 금융자산 5억 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일반 PB센터를 운영해 왔지만 30억 원 이상의 거액 자산가들을 위해 특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초부유층 전용센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PB센터에서는 종합 자산 관리는 물론 연금 자산 운용 및 관리, 상속이나 유산 관리 등 가계 자산 관리, 해외 투자 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사모펀드, 복합투자상품 등 특화상품도 판매한다.

세무사와 부동산 전문가, 재무 분석가 등 분야별 전문가 자문그룹이 상주해 한 명의 고객을 공동 관리하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이뤄진다.

부유층의 금융 자산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거액 자산가들을 잡기 위한 은행권의 경쟁이 치열하다. 은행들은 안정적인 자금조달처 역할을 하는 데다 금융상품 판매 이익도 얻을 수 있어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거액 자산가들을 유치하기 위해 개성 있는 VIP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자산 관리 기본, 골프대회 연극회 여행까지

신한은행은 거액 자산가들에게 다채로운 서비스를 제공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감성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자산 관리는 기본이고 PB 고객 초청 골프대회를 열거나 각종 연주회 또는 음악회에 수시로 초청해 고객들이 문화생활을 접하도록 하고 있다. 또 분기당 1회 고객 가족들을 초청해 산사 체험이나 산골마을 체험 등을 하는 테마여행도 떠난다.

국민은행도 프로골퍼 동반 라운드, 공항 출입국 시 리무진 의전, 종합검진서비스, 미술품 컬렉션 컨설팅 등 호화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외환은행 역시 보석 전시회, 가구 전시회, 경매 행사 초청 등 VIP들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금융 수신 10억 원 이상 고객들을 담당하는 PB센터 5곳을 운영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PB 분야 세계 1위인 메릴린치와 합작해 PB 전문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작년 100만 달러 이상 자산가 9만9000명

메릴린치와 컨설팅회사 캡제미니 그룹이 매년 발표하는 세계부자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00만 달러 이상 자산가는 9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14.1% 늘었다. 증가율로 따지면 세계 6위에 해당된다.

거액 자산가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인 데다 이들의 투자 행태도 단기 자산 증식에 초점을 맞춘 재테크형에서 재무 설계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투자 대상도 예금 및 적금, 부동산에서 증시나 펀드로 갈아타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국민은행 PB영업 추진부 임현정 팀장은 “국내 부유층이 세계적으로도 눈에 띄게 증가하는 만큼 이들을 유치 관리하려는 은행들의 경쟁도 활발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은행들은 최근 예대마진이 축소되고 있는 데다 자본시장통합법으로 증권사의 고객 자산 유치 경쟁이 예상되는 등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그 돌파구 가운데 하나가 바로 거액 자산가 유치다. 수십억 원의 금융 자산을 가진 고객을 유치하면 안정적인 자금조달처가 생기는 데다 이 고객들을 대상으로 펀드 등 금융상품 판매로 부가수익도 얻을 수 있다. 은행으로선 매력적인 비즈니스일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의 김인응 강남교보타워 PB팀장은 “조직적이고 전략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미래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에 은행권의 VIP 마케팅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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