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물 받는 사람의 취향 고려해야
와인 문외한에게 고급 와인을 선물하면 진가를 모른 채 방치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흔히 와인 고수라 불리는 애호가에게 무난한 수준의 초보자용 와인을 선물하면 요리용으로 전락하거나 다른 사람이 마시게 될 공산이 적지 않다. 따라서 선물을 받는 사람이 와인 초보자라면 단맛이 나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화이트 와인과 칠레산 레드 와인을 주는 것이 좋다. 와인 애호가에게는 흔치 않은 특별한 와인을 선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애호가는 이미 여러 종류의 유명한 제품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 연령대나 성별따라 달리 선택을
일반적으로 40대 이상 중장년층은 묵직한 질감과 알코올 도수가 14도 이상인 와인을 선호한다. 특히 이 연령대는 건강을 중시하는 만큼 제초제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토양에서 재배한 포도를 사용한 유기농 와인세트가 좋다. 30대 이하 청년층은 와인의 맛과 향을 음미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적절한 질감이 있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인 와인이 좋다. 여성은 독한 술보다는 알코올 도수가 13도 이하로 비교적 순하고 부드러운 와인을 좋아한다. 특히 여성은 와인을 고를 때 시각적인 요소에 비중을 두는 만큼 색과 포장이 선명하고 화려한 와인이 바람직하다.
○ 가격대를 미리 정하고 무리하지 말아야
비싼 와인이 좋은 와인일 수는 있다. 하지만 싸다고 나쁜 와인은 아니다. 무턱대고 비싼 와인을 고를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싼 와인만 고집하다가는 선물을 주고도 나쁜 인상을 줄 수도 있는 만큼 선물을 받는 대상에 따라 가격대가 다른 와인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사업과 관계된 사람에게는 10만 원대 안팎의 비교적 이름이 알려진 와인이 적합하다. 프랑스 와인 가운데에는 와인을 소재로 한 만화 ‘신의 물방울’로 유명해진 부르고뉴산 와인이 이 가격대에 속한다.
친지들에게 선물할 때는 5만 원대 내외의 가격대에서 품질이 비교적 좋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칠레산 ‘깔리테라’나 이탈리아산 ‘끼안띠’가 여기에 해당한다.
친구나 연인을 위한 선물로는 3만 원 안팎 가격대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맛을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 가격대 와인 선물세트로는 프랑스산 ‘조르주 뒤뵈프’와 호주산 ‘리틀펭귄’이 있다.
○ 전문가 도움을 받으면 실패 줄여
유명한 와인은 그만 한 이유가 있다는 게 중론. 특정 와인이 유명세를 얻었다는 것은 애호가 사이에서 맛이나 향기가 이미 검증받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언론에서 많이 오르내리는 유명 와인을 선택하면 후회는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하지만 와인 선물 경험이나 해당 지식이 전혀 없을 때는 매장 직원의 추천을 받는 것이 실패를 줄일 수 있는 지름길이다. 요즘은 와인 전문점이 아닌 백화점이나 할인점에서도 전담 직원을 배치해 소비자 선택을 도와주는 만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때 손님이 많지 않은 오전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낫다. 손님이 몰리는 시간보다 상대적으로 자세한 설명과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코르크 올라와 있으면 상한 제품
먼저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특히 코르크가 와인 병보다 올라와 있으면 와인이 배를 타고 오면서 끓어올랐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와인은 십중팔구 상했다고 볼 수 있는 만큼 안 마시는 것이 낫다.
유통 과정에서 큰 문제가 없다면 보관에 신경을 써야 한다. 와인 셀러에 넣어 두는 것이 제일 좋지만 없다면 화이트 와인은 김치 냉장고에, 레드 와인은 그늘에 눕혀서 보관하는 게 좋다. 아무리 좋은 와인이라도 보관 상태가 엉망이라면 그 가치를 잃기 마련이다. 셀러가 없다면 선물 받은 와인은 1년 안에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최신덕 수석무역 와인 마케팅팀장, 송동현 두산주류 와인사업부 대리, 권순구 현대아이파크몰 외식사업부 대리)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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