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우리은행이 한나라당 김애실 의원에게 제출한 건설업체 일건의 2006년 대출 신청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대표이사인 김 씨는 첨부한 이력서에 자신의 학력을 ‘1990년 서강대 경영학과 졸업’이라고 기재했다.
같은 시기 이 회사가 국민은행에 제출한 대출 신청서에 첨부된 이력서에도 김 씨가 같은 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표기돼 있다.
하지만 김 의원 측이 서강대에 확인한 결과 김 씨는 이 학교를 졸업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강대 측은 “김 씨는 졸업은 물론 입학조차 한 적이 없다. 흔히 학력 위조에 활용되는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한 기록도 없다”고 공식 확인했다고 김 의원 측은 밝혔다.
김 의원 측은 “김 씨가 연산동 재개발 사업에 뛰어들면서 2005년 만든 일건은 두 은행과 거래실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대출을 성사시키기 위해 고의로 학력을 위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규 대출의 경우 사업 내용, 수익성 및 안정성, 대표이사의 학력 및 경력 등이 (대출의) 결정적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우리은행의 대출 적정성 분석 자료에는 ‘대표이사 김상진은 서강대를 졸업했으며 한림토건을 운영하며 9년간 토목공사업에 종사하고 있음’이라고 적혀 있다. 또 김 씨는 이력서에 고졸 학력까지 허위 기재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 씨는 이들 은행에 제출한 이력서에서 1983년 마산고를 졸업한 것으로 기재했다. 하지만 김 씨는 마산고가 아닌 마산상고를 졸업했다.
김 씨가 운영했던 한림토건이 2005년 재향군인회에 제출한 투자 제안서에는 최종학력을 ‘마산상고 졸업’으로 적었다. 이 제안서에는 서강대 졸업 등의 내용은 없었다.
당시 재향군인회는 김 씨의 제안을 받은 지 2주 만에 사업계약서를 체결하고 토지계약금 및 중도금 명목으로 김 씨가 제안한 100억 원의 9배가 넘는 940억 원을 투자했다. 이 때문에 검찰은 재향군인회가 투자 과정에서 외압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관련자들을 수사 중이다.
김 의원 측은 “김 씨가 권력을 통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향군에는 사실대로 학력을 기재하고 그렇지 않은 은행권에 대출을 신청을 할 때는 학력을 위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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