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곡미술관 기업후원금 2003년 이후 12곳 8억5000만원

  • 입력 2007년 9월 17일 03시 01분


대우건설 등 4곳은 1억이상 후원…미술계 “믿기 어려운 수준”

학력 위조 파문을 일으킨 신정아 씨가 성곡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하던 2003년 이후 각 대기업이 성곡미술관에 후원한 금액이 모두 8억5000여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이 16일 검찰과 각 기업 등으로부터 입수한 2003년 이후 성곡미술관 후원금 명세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중 12개 대기업 및 은행이 모두 8억5000여만 원을 후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로는 대우건설이 2억9000만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국민엔터프라이즈 1억3000만 원 △삼성전자 1억500만 원 △포스코 1억 원 △산업은행 7000만 원 △LG애드 4700만 원 등이다.

권 의원 측은 “이 후원액은 광고와 협찬을 모두 합친 금액으로 대부분 2005, 2006년에 집중됐다”며 “지금으로서는 이 같은 후원과 신 씨의 관계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후원금 명세에 대해 미술계에서는 “믿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놀랍다는 평가다. 기업들이 대형 공연이 아닌 사립미술관의 전시에 후원하는 사례도 드물뿐더러 큐레이터가 아무리 뛰어다닌다고 해도 몇 백만 원의 후원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술계에서는 신 씨가 후원의 노른자위라고 할 수 있는 대기업 등에서 후원을 지속적으로 받은 것은 특별한 ‘배경’이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정준모 고양문화재단 전시감독은 “국·공립 미술관에서 블록버스터형 전시를 할 때도 밥 두 끼 먹으면서 몇 달씩 뛰어다녀야 일정 금액을 구할 수 있을 뿐”이라며 “사립 미술관에서 한 큐레이터가 이런 규모의 후원을 받았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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