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한국 양허안에 심각한 실망”

  • 입력 2007년 9월 19일 03시 15분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이 첫날부터 서로의 날선 공방으로 팽팽한 대치 국면에 들어갔다.

2차 협상까지만 해도 양측은 연내 타결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큰 충돌은 피해 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전체 협상의 가장 큰 고비인 상품 양허(개방)안을 놓고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김한수 한국 측 수석대표는 17일(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3차 협상 첫날 공식 브리핑에서 한국이 협상 직전 제시한 상품 양허안에 대해 EU 측이 큰 불만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가르시아 베르세로 EU 측 대표가 이날 협상 모두 발언에서 ‘심각하게 실망했다’는 표현을 쓰면서 한국의 양허안이 현저히 보수적이라고 공격했다”고 전했다.

EU는 농수산물에 대해서도 포도주와 돼지고기, 치즈, 초콜릿 등을 거론하며 한국이 개방폭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도 미리 준비한 발언문을 취소하고 “EU의 반응에 대해 한국도 놀랄 만큼 실망했다”며 맞불을 놨다.

상품 양허안은 전체 협상의 큰 골격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부분인 만큼 한국도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양측은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일부 분야는 합의를 보는 등 진전을 이뤘다.

김 대표는 “라벨링(상품 표시)은 정확한 내용 표시를 전제로 여러 언어로 표시할 수 있게 하는 데 합의했고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도 무관세를 유지하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양측은 협상 둘째 날인 18일에는 서비스 양허안과 의약품, 비관세장벽 등에 대해 공방을 벌였다.

브뤼셀=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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