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호재 ‘연말 랠리’ 이어질까

  • 입력 2007년 9월 20일 03시 00분


18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방기금 금리를 인하한 직후 시카고상품거래소의 유로-달러 거래장에서 한 직원이 거래를 중개하고 있다. 시카고=연합뉴스
18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방기금 금리를 인하한 직후 시카고상품거래소의 유로-달러 거래장에서 한 직원이 거래를 중개하고 있다. 시카고=연합뉴스
‘버냉키 효과’로 미국 유럽에 이어 한국 증시도 급등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하가 향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에는 같은 목소리를 냈지만 효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외환시장에서는 원화 강세 현상이 두드러졌다.

○상승 여력 강화, 소비재-IT주 유망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금리 인하는 예상됐던 것이지만 직접금리와 간접금리(재할인율)를 동시에 인하해 효과는 배가될 것”이라며 “한국 증시의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시장 지수 편입과 맞물려 투자심리가 안정되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심 팀장은 “앞으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 관련주, 경기 관련 소비재, 정보기술(IT)주 등에 관심을 갖는 적극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의 충격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이제 최고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며 “전통적으로 4분기(10∼12월)가 주식시장의 최대 성수기였다는 점도 앞으로 투자심리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신중론도 만만치 않아

반면 한국밸류자산운용 이채원 전무는 “기업이 잘못한 투자를 정부가 보전해 준다는 ‘모럴 해저드’ 논란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은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뜻”이라며 이번 금리 인하가 단기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 증시가 조정이 필요한 상황인 만큼 현재로서는 지금 주가(1,900 선)보다 더 오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미국 금리 인하 폭이 작을수록 지수 회복 속도가 빨랐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와 신중론을 뒷받침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를 0.375%포인트 인하한 1987년 블랙먼데이와 0.25%포인트 인하한 19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사태를 비교해 보면 1998년의 주가지수 회복이 빨랐다”며 “금리 인하 폭이 컸다는 것은 경기 상황이 예상보다 악화된 것으로 해석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의 금리 인하 여파로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4.00원 떨어진 926.70원(원화 가치 상승)으로 거래를 마쳐 지난달 9일(922.90원) 이후 한 달여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매도세가 강화된 데다 국내 증시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원화 강세의 요인으로 분석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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