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군은 부산 연산동 재개발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2005년 6월 30일 하나은행에서 100억 원을 대출받는 등 2006년 초까지 투자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시중은행에서 약 300억 원을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향군 간부와 또 다른 간부의 동생이 김 씨가 만든 ㈜일건의 이사로 활동하면서 향군의 연산동 재개발사업 투자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또 향군이 위험이 큰 사업에 대출까지 받아 투자하게 된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한나라당 김애실 의원이 향군 등을 통해 입수한 일건의 등기부등본에는 향군 주택사업부장을 지낸 A(58) 씨가 향군이 김 씨에게 투자를 시작한 2005년 7월 김 씨와 함께 공동 대표이사로 등재됐다가 지난해 7월 해임된 것으로 돼 있다.
향군에서 A 씨를 지휘했던 사업개발본부장 B(66) 씨의 동생 C(62) 씨도 지난해 2월부터 6개월간 이 회사의 이사로 재임했다. 육군 소장 출신인 B 씨는 지난해 6월 향군이 일건으로부터 투자금을 회수한 직후인 7월 퇴직했으며 현재도 부동산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건이 국민은행에 제출한 대출신청서에는 C 씨를 재향군인회 출신으로 표기했지만 재향군인회 측은 ‘C 씨가 재향군인회에 근무한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 C 씨는 한 공중파 방송국 국장 출신이다.
B 씨는 당시 향군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재직하며 향군의 연산동 재개발 투자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 인물로 알려져 있다. 2005년 6월 김 씨가 향군에 투자를 제안하는 과정에 참여한 K 투자자문사도 B 씨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회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향군 측은 “A 씨는 향군에서 투자한 사업을 공동 관리하는 차원에서 일건에 합류한 것”이라며 “C 씨가 일건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사실은 몰랐다”고 밝혔다. 그러나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회비와 국고보조금으로 운영되는 향군이 위험을 무릅쓰고 거액을 투자한 상황에서 업무 담당자가 투자사로 옮겨 그 회사가 주는 월급을 받는다는 것은 관리감독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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