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권 교환, 과자 제공으로 귀성객 환심 사기
하나은행은 21일 오전 11시∼오후 5시 서울역 광장에 ‘움직이는 하나은행’을 설치하고 신권을 교환해 주는 등 귀성객들의 은행 업무를 지원했다.
‘움직이는 하나은행’은 1998년 8t 트럭을 개조해 만든 국내 최초의 이동점포다. 약 8억 원을 들여 위성통신시스템, 고출력발전기, 자동화기기 등을 갖췄고 하루 200여 건의 금융거래를 처리할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24일까지는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을 찾는다”며 “매년 명절마다 찾아오는 고객이 있을 정도로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국민, 우리, 신한, 기업은행 등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귀성객들에게 과자와 음료 등을 나눠 주고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으로 광고와 뉴스를 내보내며 은행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 사람들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이동점포의 장점은 ‘찾아가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름 해변, 겨울 스키장, 추석 고속도로 휴게소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간다. 대학 축제, 재해지역, 공연장 등 일시적으로 금융서비스가 필요한 곳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9.5t 트럭과 45인승 버스, 7인용 승합차를 개조한 3대의 이동점포 ‘뱅버드’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 점포개발부 금한천 대리는 “특별한 일이 없을 때는 신설 지점이 개점하기 전의 사전 영업과 아파트 집단대출을 위한 단기 영업에 동원된다”며 “트럭 점포가 자리를 잡고 영업하는 동안 승합차 점포는 주위를 돌며 고객을 끌어 모은다”고 소개했다.
은행이 후원하는 행사에도 수시로 투입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스타리그가 열렸을 때 행사 지원을 위해 20t이 넘는 이동점포를 선박 편으로 인천항에서 제주도까지 보내기도 했다.
○ 환전과 카드 발급은 기본, VIP 상담실도 갖춰
이동점포는 지점에서 처리하는 업무의 대부분을 취급한다.
신규 통장 발급, 대출 상담, 환전, 공과금 납부, 카드 발급, 자동화기기 이용 등이 가능하며 최근에는 VIP 상담실을 꾸며 놓은 이동점포도 생겼다.
크기도 다양하다. 기업은행은 16t 트레일러를 개조한 이동점포를 7월 선보였는데 12m 길이에 응접실, 상담실을 갖추고 있으며 8명의 고객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을 만큼 공간이 넉넉하다.
이동점포에는 자동화기기, 위성 송수신장비, 자체 발전설비, 대형 LED 전광판 등 값비싼 장비가 들어 있기 때문에 제작비가 많이 든다. 트럭을 개조한 신한은행 뱅버드 1호와 기업은행 U-IBK는 약 10억 원이 들었다.
이동점포에선 대당 3∼5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대출 상담부터 카드 발급까지 은행의 온갖 업무를 혼자 처리하는 만큼 경험이 풍부한 직원이 선발되는데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니 며칠씩 집에 못 들어가기도 한다.
올 1월부터 이동점포에서 근무한 전상윤 기업은행 개인고객부 차장은 “지방 출장을 다니느라 부인의 출산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직원도 있다”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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