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 봅시다]전경련 기업윤리임원협의회장 남영찬

  • 입력 2007년 9월 2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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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둘러싼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국제사회는 2009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 표준(ISO 26000)을 채택하고, 이를 국제무역과 연계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재계 구심 역할을 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최근 각 기업 및 금융회사 윤리경영 담당 임원 73명이 참가하는 기업윤리임원협의회를 구성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국제적 조류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법관 출신으로 기업윤리임원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남영찬(사진) SK텔레콤 부사장을 만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내 동향을 들어봤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어느 정도 이행해야 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남 부사장은 “우리 사회에 ‘반(反)기업 정서’라는 독특한 기류가 있으며, 기업의 본질적 기능인 이윤 추구와 기업시민으로서의 책무인 사회공헌을 어떤 수준으로 조화시킬지에 대한 사회 각 부문의 인식 차가 적지 않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 촬영: 배극인 기자

○ 이윤 창출-사회적 책임 선순환 구축해야

남 부사장은 CSR를 △준법·윤리경영 △환경경영 △사회공헌 등 크게 세 가지 틀로 설명했다.

이어 그는 “CSR를 이행하는 게 기업의 성과에도 도움이 되지만 CSR를 위해 이윤 창출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며 “이윤 창출과 사회적 책임이 선순환 고리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의 영업이윤 대비 사회공헌 지출액은 미국 기업들에 못지않은데도 기업에 대한 국민의 호감도는 굉장히 낮다는 점에 주목했다.

남 부사장은 “그동안 국내 기업들이 마지못해 기부금을 내는 식으로 비쳐와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이제는 기업 경영활동과 전략적으로 연계한 자발적인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에 대한 우리 사회의 평가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과거 일부 기업인의 과오가 있었지만 한국 경제가 기적적으로 발전한 데는 기업인들의 공도 작지 않았다”며 “공과를 적절히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관으로 있을 때만 해도 기업을 제대로 몰랐다”는 남 부사장은 이제는 법조인들을 만날 때마다 글로벌 경쟁의 최전선에 선 기업인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봐 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규제가 준법경영의 가장 큰 걸림돌

남 부사장에게 준법경영의 가장 큰 저해 요인을 묻자 지체 없이 ‘규제’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이와 관련해 윤리경영을 저해하는 최대 걸림돌을 묻는 최근 전경련 조사에서 가장 많은 36%가 ‘명확하지 않거나 비현실적인 규제’를 꼽았다고 설명했다.

남 부사장은 “처음 가보는 여행지일수록 풍광이 잘 보이듯이, 막상 법원에서 기업에 와서 보니 규제가 생각보다 심하고, 법령 정신과 맞지 않는 자의적인 부처 시행규칙 등이 많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필요 없는 규제, 분명하지 않은 규제는 과감히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의 수준과 역량을 믿고 규제를 대폭 완화해도 우리 사회는 충분히 잘 굴러갈 것”이라며 “정부는 사후에 문제가 있을 때만 통제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남 부사장은 기업의 사회공헌과 관련해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업 임직원들이 사회봉사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게 일종의 전시행사로 비칠 수도 있지만 직접 봉사활동에 참여 해보면 진정성이 생기고 생각도 달라진다는 얘기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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