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지분 늘려야 하는데…” SK㈜ 달갑잖은 주가 강세

  • 입력 2007년 9월 27일 02시 59분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대규모 증자(增資)를 앞둔 SK㈜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SK그룹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 회장이 최대주주인 SKC&C가 SK에너지 지분을 넘겨주고 확보할 수 있는 SK그룹의 지주회사 SK㈜의 지분이 예상보다 적어지기 때문이다.》

○ SK㈜, 신주발행 가격 17만8500원

SK㈜는 다음 달 4일로 예정된 SK에너지 주식의 공개매입을 위해 발행하는 신주(新株) 가격을 17만8500원으로 정했다.

SK㈜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지주회사 요건인 ‘자회사 지분 20% 이상 보유’를 위해 SK에너지 주주로부터 SK에너지 주식 1400만 주를 사는 대신 SK㈜ 신주 1054만 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신주 가격은 공개매입 시작 ‘5거래일’ 전인 21일을 기준으로 △당일 종가 △5일 평균 주가 △20일 평균 주가 등을 감안해 산출됐다.

문제는 국내에서 반복돼 온 ‘지주회사 주가-급락, 자회사 주가-급등’의 공식이 깨졌다는 것이다.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기업분할을 한 뒤 재상장한 7월 25일 SK㈜의 주가는 20만5000원에서 21일 17만8000원으로 약 13% 떨어졌다. 같은 기간 SK에너지의 주가 하락폭인 11%와 거의 비슷하다.

그러나 지주회사 태평양의 주가는 재상장일로부터 신주발행 기준 일까지 약 25% 떨어진 반면 같은 기간 사업회사 아모레퍼시픽은 약 30% 올랐다. 지주회사인 옛 LGEI(현 LG) 역시 재상장일에 하한가, 자회사인 LG전자는 14% 가까이 급등한 바 있다.

○ 목표치 밑도는 26% 확보 그칠 듯

SK㈜ 측은 SKC&C가 확보할 수 있는 SK㈜ 지분이 당초 예상치인 29%를 밑도는 26%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SK㈜는 한때 신주를 시가보다 싸게 발행하는 할인 발행도 적극 검토했지만 SK㈜ 주주들의 반발을 우려해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헌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SK㈜는 다른 지주회사들에 비해 SK텔레콤, SK에너지, SK해운 등 우량한 자회사 7개를 갖고 있다”며 “향후 자회사의 지분법 평가이익, 배당, 브랜드 로열티 등의 수익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SK㈜가 그룹의 성장 동력으로 여겨지는 생명과학 분야를 가져가는 등 자체 사업을 보유한 것도 기업 가치를 높인 요인으로 꼽힌다.

SK㈜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이 밝힌 ‘SK식의 지주회사’란 자체 사업성을 지니는 체제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SK㈜의 향후 공개매입 일정::

△9월 21일 주당 17만8500원 유상증

자 결정

△10월 4∼23일 공개매입 청약기간

△10월 29일 납입 기일

△11월 7일 SK㈜의 신주 교부

△11월 8일 신주의 상장

자료: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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